아프간 평화협상 3주간 지지부진…美 특사 중재 나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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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03 19:49  

아프간 평화협상 3주간 지지부진…美 특사 중재 나서(종합)

아프간 평화협상 3주간 지지부진…美 특사 중재 나서(종합)
휴전·종교법·의제 등 양측 이견…본협상 시작도 못 해
군사 충돌·테러도 부담…정부측, 파키스탄 방문 협력 요청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무장조직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개회식 후 3주가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지자 미국 등이 '협상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3일 톨로뉴스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는 최근 협상 장소인 카타르 도하에서 양측 협상 대표단과 면담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이번 면담에서 양측 주장을 듣고 중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면담 후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아프간과 미국은 199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협상 당사자들은 평화적 합의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지난 2월 미국-탈레반 간 평화합의를 이끈 주역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언급한 1990년대의 실수는 평화 대신 전쟁을 이어간 아프간의 과거 역사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도하에서는 지난달 12일 전 세계의 주목 속에 평화협상 개회식이 열렸지만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실무 협상팀끼리 신경전만 펼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측 대표단은 아직 공식 본협상을 위한 규칙, 의제, 일정, 휴전 선언 여부 등에 완전히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를 염원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이라 정치 체제와 관련한 양측 생각부터 크게 다르다.
또 탈레반은 미국-탈레반 간 평화합의를 이번 협상의 토대로 삼자고 주장하지만, 아프간 정부 측은 이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새 국가 체제의 기반으로 활용할 율법에 대해서도 양측은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수니파의 하나피 학파 율법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고, 정부 측은 시아파 등 아프간 내 소수파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아프간 본토에서 격화되는 군사 충돌도 협상에 부담이 되고 있다.
개회식 후에도 양측 간 전투와 테러가 연일 계속되면서 민간인 포함,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3일에도 동부 낭가르하르주의 지역 관공서 건물 인근에서 차량 폭탄 공격과 총격전이 발생, 민간인과 치안병력 1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신화통신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공격이 탈레반의 차량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할릴자드 특사의 도하 방문 이후 이견이 상당히 해소되는 분위기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정부 협상단을 총괄하는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은 2일 "종교법 관련 의견 차이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압둘라 의장은 최근 파키스탄도 방문, 협상 상황을 설명하며 협력을 요청하는 등 협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파키스탄은 과거 탈레반에 군사 물자와 병력을 지원했으며 지금도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 중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측도 "실무 협상팀이 많은 이슈에서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양측이 협상 의제 등에 완전히 합의하면 공식 본협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총을 겨누며 싸웠던 양측 간에는 감정의 앙금이 많이 남은 상태인 데다 여전히 민감한 이슈가 많아 협상이 결실을 보려면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의 90∼95%가량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탈레반은 이후 반격에 나섰고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전 발발 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공식 회담 테이블은 거의 마련되지 못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 타결을 계기로 이번 아프간 정파 간 협상이 성사됐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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