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중간선 넘은 중국 전투기 200초면 대만 닿는다"

입력 2020-10-04 10:21  

"대만해협 중간선 넘은 중국 전투기 200초면 대만 닿는다"
대만, 1996년 '미사일 위기' 후 24년만에 최대 군사위기 직면
3일에도 중국 대잠초계기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대만 밀착에 반발한 중국의 군사 압박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대만이 1995∼1996년 '미사일 위기' 이후 20여년 만에 최악의 군사 위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는 "지난달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십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면서 대만은 20여년 만에 가장 심각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 중 40여대는 중국과 미국의 비공식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며 "(중국 군용기가) 이 민감한 선을 넘는 행위는 대만 공군에 대응 시간을 거의 주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대만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전했다.
왕쿵이 대만국제전략연구회 회장은 신주(新竹)의 경우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36해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중국 군용기가 중간선을 일단 넘으면 불과 200초 만에 신주에 닿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의 12해리 영해 경계에 닿는다면 이후에는 불과 80초 만에 수도 타이베이(臺北) 상공에 도달할 것이라고 왕 회장은 경고했다.
미국이 단교 이후 최고위급 정부 관료인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키스 크라크 국무부 차관을 잇따라 대만에 보내자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마지노선을 넘는 행위를 했다면서 이후 대만 인근 하늘과 바다에서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크라크 차관이 대만을 찾은 지난달 17일 이후에만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80여대의 군용기를 들여보냈다. 이 가운데 40여대는 중간선도 넘어갔다.
대만 국방부는 3일에도 중국 Y-8 대잠초계기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것은 지난 16일 이후에만 10번째라고 대만 공군사령부는 설명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간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일방적으로 선언한 경계선이다.
이후 반세기에 걸쳐 중국과 대만은 암묵적으로 이 선을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겼지만, 중국은 최근 일련의 무력시위를 통해 이 선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CMP는 대만 국방부 관리들이 빈번해진 중간선 진입 등 중국군의 강화된 군사 압박이 의도치 않은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현재 상황이 1995∼1996년의 '미사일 위기'에 비견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라고 본다고 전했다.
중국은 대만의 첫 민선 총통 선거를 목전에 둔 1996년 3월 대만 남북부의 양대 항구인 가오슝(高雄)과 지룽(基隆) 앞바다를 겨냥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
인민해방군은 이 시기를 전후해 육해공 3군 합동 훈련 등 15만 대병력을 동원한 대대적인 무력시위에 나섰다. 미국도 항공모함을 두 척이나 대만 근해에 배치하면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됐다.
왕 회장은 "(중국군이) 반복적으로 중간선을 넘으면 결국에 사람들이 이런 행위에 둔감해지게 될 것"이라며 대만인들이 스스로 경계를 늦출 때 진짜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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