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장 찍자'…트럼프 호텔서 거액 쓴 사업가와 로비스트들

입력 2020-10-12 01:10   수정 2020-10-12 08:25

'눈도장 찍자'…트럼프 호텔서 거액 쓴 사업가와 로비스트들
NYT "트럼프 취임 2년간 138억원 써"…리조트 회원 가입자도 몰려
"트럼프 고객 된 사업가 열에 아홉은 이후 정부 혜택받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사업가와 로비스트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기 위해 트럼프 그룹 호텔과 리조트에서 거액을 썼고, 대부분 사업상 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년간 각종 이익단체 60개가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와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워싱턴DC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클럽에서 1천200만 달러(한화 약 138억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관련 자료와 각종 정부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수치를 취합했으며, 트럼프의 고객이 된 사업자들과 로비스트 90%는 어떤 방식으로든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보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제2의 백악관 된 마러라고…사람 몰리자 회원비 인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소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둘 정도로 마러라고 리조트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NYT 집계에 따르면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문 날은 400일에 달할 정도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빨리 간파한 것은 미국 정부의 각종 정책에 사업의 명운이 달린 사업가와 이익단체의 로비스트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고, 본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서 마러라고 리조트의 회원권에 대한 관심도 폭증했다. 그해 입회비 수익만 600만 달러(약 69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2016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개최한 연말 파티에서 회원이 되려는 '사기꾼'들을 가려내기 위해 입회비를 올려야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마러라고 리조트의 입회비는 20만달러(약 2억3천만원)로 인상됐고, 현재 입회비는 25만달러(약 2억9천만원)까지 올랐다.
NYT는 마러라고 리조트 회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미국대사가 된 라나 마크스를 비롯해 5명의 리조트 회원이 미국대사로 임명됐고,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고문 자리를 맡은 리조트 회원도 적지 않았다.
마러라고 리조트 회원인 빌 벨리칙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감독은 대통령 직속 스포츠 관련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익단체 각종 행사 단골 개최지 된 트럼프 호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 그룹 호텔과 리조트 이용도 늘어났다.
이전에는 트럼프 그룹 호텔과 리조트를 이용하지 않았던 70여개의 이익단체가 새로운 고객이 됐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2017년 트럼프 그룹 소유 호텔에서 연 행사를 위해 15만달러(1억7천만원)를 지출했고, 컨설팅그룹 딜로이트는 34만달러(3억9천만원)를 썼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행사도 트럼프 그룹 소유 호텔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4회에 걸쳐 자신이 소유한 호텔과 리조트에서 열린 모금행사에 참석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모금행사에 참석한 기부자들에게 "정부에 무엇을 바라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기업뿐만이 아니라 종교단체들도 트럼프 그룹 소유 호텔의 단골로 나타났다. 이들은 트럼프 호텔에서 기도회를 개최했을 뿐 아니라 단체 간부들의 숙박지로 애용했다.



◇외국 정부·기업도 트럼프의 고객
워싱턴DC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은 외교행사 개최지로도 각광을 받게 됐다.
필리핀 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국가의 대사관들도 국경일 행사를 트럼프 호텔에서 치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외국 대사관들이 각종 연례행사 개최지로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NYT는 트럼프 호텔의 고객이 된 외국 기업이 미국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례도 소개했다.
베트남에서 항공사를 운영하는 FCL 그룹의 경우 2018년 6월 트럼프 호텔에서 베트남 투자 촉진 행사를 개최했고, 8개월 후 미국 정부는 베트남의 항공사들에 미국 취항권을 내줬다.
또한 FCL 그룹은 보잉사로부터 30억 달러(약 3조5천억원) 상당의 항공기를 주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때 직접 계약을 축하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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