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가 암살 배후" 카슈끄지 약혼녀, 미국서 소송

입력 2020-10-21 10:13  

"사우디 왕세자가 암살 배후" 카슈끄지 약혼녀, 미국서 소송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하다가 터키 주재 외교공관에서 살해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암살지시자로 지목하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카슈끄지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는 카슈끄지 사망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금전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워싱턴 법원에 냈다.
젠기즈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카슈끄지에 대한 암살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슈끄지는 미국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었으며, 나도 미국의 사법제도를 신뢰한다"며 "이번 소송으로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슈끄지는 미국에서 자발적인 망명 생활을 했고 워싱턴포스트(WP)에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

이번 소송에는 카슈끄지가 생전에 만든 미국 내 비영리단체 '아랍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가 참여했다.
소송은 외국 정부의 지시로 고문이나 법적인 절차 없이 인명을 살해한 인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미국 법에 근거해 이뤄졌다.
같은 법을 근거로 지난 8월에는 전직 사우디 대테러 관리가 소송을 낸 바 있다. 그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2주 후부터 자신을 죽이려고 캐나다에 암살단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터키인인 젠기즈와 결혼하기로 하고 관련 서류를 받으러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에서 온 '협상팀'에 살해됐다.
이들은 미국에서 체류하면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카슈끄지를 설득해 귀국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결국 그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무함마드 왕세자를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판단했다.
사우디 법원은 지난달 카슈끄지 살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8명에 대해 7∼20년의 징역형을 확정했다.
형이 확정된 피고인 중 5명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지만 감형됐다. 카슈끄지의 유족이 범인들에게 종교적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탄원한 점이 이유였다.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 사우디 왕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하지 않았고 사전에 계획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으며,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