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디지털 패권경쟁에 인터넷도 둘로 쪼개진다"

입력 2020-10-22 16:41  

"미중 디지털 패권경쟁에 인터넷도 둘로 쪼개진다"
CNBC 분석…안보·체제유지 위해 '가상공간 국경'
"미국 틱톡 규제·중국 만리방화벽이 가시적 움직임"
개인정보보호 격차도 온라인 양분화 부추기는 요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전 세계를 연결하던 인터넷도 둘로 갈라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2일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인터넷 가상 공간이 미국 주도 영역과 중국 주도 영역으로 분화하는 이른바 '스플린터넷'(splinternet)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플린터넷은 인터넷(internet) 속 가상 공간이 파편화(splinter)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합성어로, 중국이 별도의 인터넷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만들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중국은 만리장성에 빗댈 정도로 강력한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통해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정보가 유입되지 못하도록 막고 외국 인터넷 플랫폼에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그 결과 중국인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대신 징둥닷컴(京東)이나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淘寶),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위챗(微信) 등을 사용하게 됐다.
중국은 자국 기술회사들에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콘텐츠를 검열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미국도 최근 인터넷 분화에 기여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8월부터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동영상 공유 앱 틱톡 등 중국 인기 모바일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틱톡과 관련한 미국 내 자산을 모두 매각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해 퇴출 압박을 가해왔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공산당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오라클, 월마트 등과 매각 협상을 벌이면서 미국 내 틱톡 사업을 관장할 '틱톡 글로벌'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다만 틱톡 글로벌 지분을 어떻게 나누어 가질지에 있어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우려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도 인터넷 분화를 심화시키는 이유라고 CNBC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2016년 미국과 상업적 목적을 위해 미국으로 전송하는 유럽인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내용의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유럽인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요구하고 감시할 우려가 있다면서 프라이버시 실드 협정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올로는 "(프라이버시 실드는) 민주주의 진영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도 "적어도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각국이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미래혁신센터(CIF) 소속 지정학 전문가인 아비슈르 프라카시는 "정보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할수록 '데이터 중립지'(data neutral epicenter)가 필요해질 것"이라면서 "싱가포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특정 유형의 정보들을 전달받아 타국 정부와 기업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onk02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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