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원, 배럿 대법관 '반쪽인준'…대선前 보수 절대우위 재편(종합2보)

입력 2020-10-27 11:50  

미상원, 배럿 대법관 '반쪽인준'…대선前 보수 절대우위 재편(종합2보)
"트럼프에 큰 승리, 대법원 보수화 가속"…대선 결과 대법원 갈 경우 영향 주목
공화 속도전식 인준 강행 "번개의 속도"…역대 5번째 여성·2번째 젊은 대법관 탄생
"야당에 찬성표 못 얻은 151년만 첫 사례"…트럼프 "역사적 날" 해리스 "불법·야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26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대선을 불과 8일 앞둔 상황에서 대법관 인준이 의회에서 완료, 미 대법원의 보수화 재편작업이 일단락됨에 따라 막판 표심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상원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 22일 법사위를 거쳐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52대 반대 48로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내 이탈표는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이 유일했다.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그 직에 딱 들어맞는 적임자"라고 극찬했으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인준 절차에 조금의 합법성도 부여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대법관 인준 사례는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에 이어 세번째이다.
이번 가결은 대법관 인준 문제를 놓고 여야간에 두 동강으로 쪼개진 미 의회내, 그리고 미 사회내 분열과 양극화를 극명히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법관이 소수 정당으로부터 단 한표의 찬성도 얻지 못한 채 인준된 것은 151년만에 처음으로, 법관 지명자를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해묵은 전쟁이 얼마나 격렬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도 이번 인준안 가결은 대선을 얼마 안 남겨두고 대법관 지명자가 인준된 기록을 세우게 됐다며 미 현대사에서 초당적 지지 없이 인준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이번 인준안 가결로 '진보의 아이콘'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불과 8일만인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후임으로 낙점한 배럿 지명자의 의회 인준 절차가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대로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한달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보수 성향인 배럿의 합류로 미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지형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확실한 보수 우위로 재편되며 보수화가 가속하게 됐다.
이에 따라 낙태와 총기규제,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성향의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우편투표 대폭 증가 등으로 인해 선거 결과를 둘러싼 법정 공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법원이 대통령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배럿 대법관의 조기 인준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은 인준 절차가 불법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법원 증원 문제 등 이념 지형을 다시 돌려놓기 위한 민주당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며 논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분열된 상원이 번개 같은 속도로 전광석화식 인준을 끝내며 불과 대선을 며칠 남겨두고 트럼프에게 승리를 건넸다"며 이번 재편으로 인해 앞으로 한참 동안 법원이 더 오른쪽으로 기우는 보수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이번 인준이 향후 몇 세대 동안 대법원을 보다 보수적 방향으로 몰아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인준으로 대법관의 6대3 보수 우위 구도를 확고히 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인준이 대선을 8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랜드마크적이면서도 논쟁적인 승리를 가져다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준안 가결 직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진행된 취임선서식에서 "미국에 중대한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미치 매코널과 공화당은 고전하는 미국 국민에게 코로나19 부양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대법원 지명자를 밀어넣는 것을 선택했다. 6천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미 투표를 한 상황에서 말이다"라며 "야비하다.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오늘 공화당은 ACA('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법)를 파괴하고 수백만명의 기저질환 보유자에게서 건강보험을 뺏기 위해 불법적 절차를 통해 대법관을 인준함으로써 미국 국민의 의지를 거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긴즈버그 대법관이 지난달 18일 향년 87세로 별세한 뒤 후임 인선 문제가 대선 국면에서 판을 뒤흔들 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 인준'을 목표로 속도전식 강행을 밀어붙이며 보수층 결집에 나섰으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민주당은 대선 후 당선자가 후임자를 지명해야 한다고 맞서며 인준 전쟁을 벌여왔다.
2016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별세하자 진보 성향의 메릭 갤런드 대법관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저지로 인준이 무산된 바 있다. 야당 시절 '대선 직전 인준'에 반대했던 공화당이 여당이 되자 정반대의 논리로 밀어붙인 것이다.
NYT에 따르면 배럿 지명자는 이르면 27일부터 대법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48세의 배럿 대법관 지명자는 7남매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의 인준안 가결로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이래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게 됐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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