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건희 회장 영결식에도 달려왔다

입력 2020-10-28 11:09   수정 2020-10-28 15:47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건희 회장 영결식에도 달려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친분 주목
선대부터 경쟁했던 삼성-현대차, 본격적인 협력 관계 접어들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데 이어 28일 열린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의 돈독한 친분이 주목받고 있다.
창업 3세대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젊은 총수'의 교류가 가속화하며 선대부터 줄곧 재계 서열 1·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삼성과 현대차도 보다 본격적인 협력 관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26일에도 주요 그룹 총수 중에는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 회장은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나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며 "고인께서 우리나라 경제계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그룹 회장에 취임한 정의선 회장은 1970년생으로, 1968년생인 이재용 부회장과 평소에도 자주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가 차려지기 전인 25일 오후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두 자녀와 함께 장례식장에 도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지난달 베이징모터쇼에서 팰리세이드의 수입 판매를 공식 발표한 점 등을 들며 각종 해석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적어도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이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두 사람 모두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향후 보다 구체적인 협력 관계를 도모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최근 정 회장이 주도한 'K배터리 회동'도 실무진 차원의 건의나 대책 수립 차원이 아니라 총수 간의 교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정 회장이 삼성 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지 두 달 뒤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답방,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정 회장은 이 부회장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R&D) 전초기지인 남양연구소로 초청하며 재계 총수에게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앞서 양사는 창업주인 고 이병철·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은 1983년 이병철 회장의 '도쿄선언'을 통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고, 현대그룹 역시 같은 해 반도체 진출을 발표하며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를 설립, 양사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삼성이 1995년 삼성자동차(현 르노삼성자동차)를 설립하고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 현대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했고, 삼성 역시 고 이건희 회장의 '필생의 도전'이었던 자동차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양사의 관계는 2000년대 이후 주력 사업이 전자와 자동차로 재편되면서 변화를 맞았다.
2001년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을 방문해 이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처음으로 단독 회동하기도 했다.
당시 이건희·정몽구 회장은 나라 경제를 위해 서로 협력할 분야가 있으면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이후로도 양 기업은 긴장 관계를 유지했고 실제로 사업적으로도 교류가 많지 않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4년 사옥 건설부지를 찾던 중 삼성동 옛 한전부지를 보고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천500억원에 낙찰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선대 회장들과는 달리 이 부회장과 정 회장 등 주요 그룹의 오너 3세들끼리는 실무진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젊은 총수'들이 선대보다 더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소통하며 미래 먹거리를 위한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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