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영비법은 '적반하장'…은행서 3천250억원 부채 탕감

입력 2020-10-29 05:51  

트럼프 경영비법은 '적반하장'…은행서 3천250억원 부채 탕감
금융위기로 사업 흔들리자 은행에 '약탈적 대출' 소송 건 뒤 합의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 '적반하장'식 경영술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정부 세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체가 각종 금융기관으로부터 탕감받은 부채 총액은 2010년 이후에만 2억8천700만 달러(한화 약 3천25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금융기관들이 포기한 채권의 대부분은 시카고의 트럼프 타워 개발에 들어간 비용이었다.
92층의 초호화 주상복합빌딩인 트럼프 타워가 착공되기 전인 2005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도이치뱅크에 6억4천만 달러(약 7천254억원)를 빌렸다.
트럼프 타워 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유한책임회사 명의로 대출이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천만 달러(약 454억원)의 보증을 섰다.
나머지 건설 비용은 헤지펀드인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에서 조달했다.
착공을 앞둔 트럼프 타워를 담보로 잡히고 1억3천만 달러(약 1천474억원)를 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타워 내 472채의 고급 아파트가 분양되면 건설비용을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무 만기는 2008년 5월이었다.

그러나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트럼프 타워의 분양에도 문제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이치뱅크에 만기 조정을 요구했다. 도이치뱅크는 만기를 6개월 연장해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만기를 미뤄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NYT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역공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이치뱅크 등 금융기관들이 자신을 상대로 약탈적 대출행위를 했다면서 30억달러(약 3조4천억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금융기관들도 곧바로 맞소송을 냈지만, 법적인 해결을 강구하기에는 너무나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담보로 잡은 트럼프 타워 압류도 만만치 않았다. 완성되지 않은 마천루를 압류해 완성하는 것이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결국 2010년 7월 트럼프 대통령 측과 금융기관들은 합의로 소송을 종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천250억원의 채무를 면제받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채무 탕감 이후에도 도이치뱅크에 9천900만 달러(약 1천122억원)를 갚아야 했지만, 이 빚은 도이치뱅크에 신규 대출로 갚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체는 이후에도 도이치뱅크와 거래를 계속했고 2018년 현재 도이치뱅크로부터 빌린 돈은 3억3천만 달러(3천7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 사태 탓에 트럼프 타워의 영업에 문제가 생기자 금융 지원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도이치뱅크가 이자를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충분한 대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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