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코로나 속 '경제 정상화' 과시

입력 2020-11-05 10:20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코로나 속 '경제 정상화' 과시
중국 바이어만 40만명 등록…행사 참석자 전원 코로나19 확진 검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신냉전 속에서 중국이 막강한 구매력을 과시함으로써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는 행사인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5일 오전 개막했다.
중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여전하지만 수입박람회를 전략 무대로 활용하려는 중국 당국은 수십만명에 달하는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하면서까지 초대형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밀어붙였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수입박람회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엿새간 상하이 훙차오(虹橋)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진행된다.
수입박람회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 중국이 고안해낸 새로운 통상 외교 무대다.
중국 상무부가 주최하는 이 관제 행사는 중국 시장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팔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 수천곳을 거대한 규모의 전시회장에 결집시킴으로써 자국의 구매력을 안팎에 과시하는 체제 선전장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
2018년과 2019년 1∼2회 수입박람회 때 중국은 각각 578억 달러와 711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구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은 이 행사를 통해 자국이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의 수호자라고 주장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타국에 무차별 통상 압력을 가하는 미국에 대한 성토 여론을 조성하고 우군을 결집하려 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전날 밤 열린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경제 세계화의 도전에 직면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질서와 국제규범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자세로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외교·안보와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포위·압박하는 전략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강력한 구매력은 세계 각국이 섣불리 미국 편에 일방적으로 서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특히 올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한 가운데 중국은 수입박람회를 통해 자국 경제의 정상화 모습을 안팎에 과시하려 한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5일 수입박람회 개막 특집 기사에서 "세계가 다시 한번 중국 경제의 끈질김과 시장의 활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솔선해 회복한 중국 경제가 세계의 많은 다국적 기업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선전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외국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의 참여가 크게 줄었다.
주최 측은 참여 외국 기업의 구체적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대신 올해 전시장 총면적을 작년보다 3만㎡ 늘어난 33만㎡로 늘렸다고 밝혔다.
불리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유리한 내용을 앞세워 부각하는 중국 특유의 선전 전략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동원 속에서 11만2천개 중국 기업이 구매에 참여한다. 등록된 중국 측 바이어만 총 40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 전이던 작년에는 세계 150개국에서 모여든 3천700여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참가 기업이 이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창구를 통해 수입박람회에 참여한 한국 중견·중소기업도 작년 200여개에서 올해는 70여개로 3분의 1 규모로 줄어들었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의 여러 대기업은 주최 측에 직접 신청해 부문별 기업전 구역에서 독자 전시장을 열었다.
복잡한 정치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많은 세계 기업이 수입박람회를 중요한 판로 확대 기회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치열한 미중 갈등 속에서도 포드, GM, 퀄컴, 델 등 많은 미국 기업도 참여했다.
대기업들은 중국 정부에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우 수입박람회 참여가 새 고객 확보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중국 바이어들은 수입박람회 기간 구매 실적을 상부로부터 미리 할당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회 수입박람회 참여를 계기로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에 제품을 공급한 NUC전자 관계자는 "올해 비즈니스 활동에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작년보다 규모를 더 확대해 참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보다 참여 인원이 감소했어도 최소 수십만명이 올해 수입박람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행사 참석자에게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와 2주간의 건강 상태 관찰 기록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전시장에 입장한 사람은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 입장 인원도 평상시 최대 인원의 30%로 제한된다. 모든 행사장 입구에서는 체온 검사가 진행돼 체온이 37.3도가 넘는 이들의 입장이 제한된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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