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트럼프처럼 미국이 계속 밀어줄까"…대만, 변화 촉각

입력 2020-11-09 11:20   수정 2020-11-09 18:14

[바이든 시대] "트럼프처럼 미국이 계속 밀어줄까"…대만, 변화 촉각
바이든이 '하나의 중국' 원칙 허문 트럼프 대중 접근법 이어갈지 관심
대만, 바이든 과거 대만 관련 발언 주목…"과도한 중국 자극엔 반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대만이 외교·안보 환경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 '중국 때리기'에 나서 대만을 적극 지지했고,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역시 이런 미국과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춰왔다는 점에서 대만이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9일 자유시보(自由時報)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트위터로 공식 축하 메시지를 띄웠다.
여기서 차이 총통이 미국과 대만이 '가치'를 공유하는 긴밀한 사이라는 점을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차이 총통은 "우리의 관계를 구축하게 한 가치들은 (이보다) 더 강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우정과 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를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권 교체에도 민주주의 같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대만과 관계를 계속 중요하게 여겨달라는 뜻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선에 따른 외교·안보 환경의 변화 가능성에 대처하고자 차이 총통은 8일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총리),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 구리슝(顧立雄) 국가안보회의 비서장 등을 소집해 현 정세를 진단하고 향후 대미 정책 방향을 조율하는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대만 정부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아도 내심으로는 선명한 대중 강경 노선을 걸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라는 결과를 더욱 선호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79년 이후 40여 년 이어진 미·중 관계, 미·대만 관계의 틀을 과감하게 허물면서 중국은 거세게 때리고 대만은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2016년 대만에서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하고 이듬해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미국과 대만의 지도부의 '반중(反中) 케미스트리'는 더욱 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포위 성격이 짙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면서 대만을 과감하게 핵심 '파트너 국가'로 격상시켰다.
안보 측면에서도 과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관행을 깨고 대만에 F-16V 전투기, M1A2T 전차, MQ-9 리퍼 무인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하푼 대함 미사일 등 수십조원 어치의 무기를 팔아 대만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맞선 거대한 요새로 변모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이 대만에 이미 팔았거나 판매 계약을 맺은 무기 규모는 미중 수교 이후부터 오바마 행정부 때까지 40년 가까이 미국이 대만에 판 전체 무기와 필적하는 수준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금기시되던 장·차관급 인사의 타이베이(臺北) 방문을 강행하면서 미중 관계를 지탱하던 중요한 축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사실상 허물어버렸다.

중국과는 분리된 '타이완'을 추구하는 차이 총통 역시 이런 미국과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면서 지난 수년간 미국과 대만의 각 분야 '찰떡 공조' 양상이 나타났다.
따라서 대만에서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찾아볼 수 없던 과감한 반(反)중국·친(親)대만 정책 노선을 걷던 트럼프의 부재가 안보 환경에 다시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아직 바이든 캠프의 각 분야 대중 정책이 구체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벌써 기후변화 협약 복귀, 동맹 관계 정상화를 비롯해 일부 분야에서의 대전환이 예고된 상태여서 중국·대만 정책 분야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대만에서는 과거 바이든 당선인의 대만 관련 발언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중앙통신사는 "미국-중국-대만의 삼각관계와 관련해 바이든은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그는 미국이 과도하게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한다면 최근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긴장은 다소나마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정권에서 대륙위원회 주임(장관)을 지낸 정치학자 쑤치(蘇起)는 연합보 기고문에서 "바이든 취임 후 장기적인 미중 경쟁 구도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앞으로는 경쟁 속에서도 협력이 부분적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전에는 경쟁 요인과 협력 요인의 비중이 10대 0이었다면 앞으로는 9대 1에서 7대 3 정도까지는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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