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한달 맞은 정의선…대통령·노조 만나며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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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11 06:33  

회장 취임 한달 맞은 정의선…대통령·노조 만나며 광폭 행보

회장 취임 한달 맞은 정의선…대통령·노조 만나며 광폭 행보

미래 모빌리티 체질 개선에 속도…수소 생태계 구현 주력

재계 총수들과 회동·노조 지부장 오찬 등 소통 강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회장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명실상부한 재계 2위 그룹의 새 수장이 된 정 회장은 한 달 동안 대통령과 총리, 재계 총수들은 물론 노조 지부장까지 만나며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이었던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을 시작으로 울산, 전주 등을 방문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상수 현대차[005380] 노조 지부장 등을 폭넓게 만났다.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로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현대차가 소프트뱅크그룹과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1조원대로 예상되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정 회장의 취임 후 첫 '빅딜'이 된다.

정 회장이 향후 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함께 로보틱스 사업을 언급한 만큼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9월 말 신설한 미래 모빌리티 개발 전담 조직인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와 커넥티드카 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수소 생태계 구현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5일 수소경제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여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그린 뉴딜'을 강조하며 현대차그룹과 정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직접 찾아 "2022년을 미래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아 미래차 보급에 속도를 내겠다"며 "2025년까지 전기차, 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에 2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소차 홍보모델'을 자임하는 문 대통령은 작년 대통령 관용차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채택했고, 정 총리는 최근 넥쏘를 타고 출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현대차 북미법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새 행정부와 협력해 전기차와 수소차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 경쟁·견제에서 협력으로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데 이어 28일 열린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두 '젊은 총수'의 교류가 가속화하며 삼성과 현대차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선대 회장 시절과 달리 발전적인 협력 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초에 이어 2개월만인 지난 5일 이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을 함께 했다.



재계 총수의 회동은 작년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당시 삼성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열린 차담회를 비롯해 'K배터리 회동' 등으로 이어지며 사실상 정례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협력 무드와 더불어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총수로는 19년 만이자 회장 취임 보름 만에 노조 지부장과 만나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 방문 행사가 끝난 뒤 이상수 현대차 지부장과 오찬을 하고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 새롭게 해보자"고 당부했다.

평소 인재를 중시하는 정 회장의 소신도 취임 한 달간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디자인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최고창조책임자(CCO)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에 지난 3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재영입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일에는 구단주로 있는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상징적인 선수인 이동국의 은퇴 경기가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이동국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포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화훼농가를 돕는 릴레이 캠페인인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동참해 다음 주자로 이동국을 지명하기도 했다.

◇ 품질 개선·지배구조 개편 등 과제도 산적

다만 정 회장 앞에 마냥 꽃길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가운데 코나 전기차의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대규모 글로벌 리콜을 진행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특히 아직 코나 전기차의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데다 리콜 이후에도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 품질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정 회장이 강조한 '완벽한 품질을 통한 고객 행복 추구'를 위해 현대·기아차[000270]는 3분기 실적 발표(26일)를 앞두고 돌연 현대차 2조1천352억원, 기아차 1조2천592억원의 품질 비용을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 호실적으로 빅 배스(Big Bath·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의 당위성이 확인됐다"(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는 반응을 내놨다.

현대·기아차는 조만간 품질 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을 놓고 기존 중고차 업계가 반발하는 만큼 이들을 달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정 회장 취임 직후 "(중고차 업계와) 상생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의선 회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한 만큼 향후 중기부와의 논의 등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18년 당시 추진하다 실패했던 지배구조 개편도 여전히 정 회장에게 남은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이밖에 무분규로 임금 협상을 이룬 현대차 노조와 달리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는 기아차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고 9년 연속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한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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