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환경서 박테리아 활용해 희토류 추출 첫 실험

입력 2020-11-11 10:36  

우주 환경서 박테리아 활용해 희토류 추출 첫 실험
ISS 미중력 상태 우주 광물 '미생물 제련' 가능성 확인
"지구로 가져올 때 경제성 없지만 현지 자급자족 잠재력 가져"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 환경에서 미생물을 활용해 암석에서 유용한 원소를 추출하는 첫 실험이 지구 400㎞ 상공의 저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이뤄져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것으로 발표됐다.
이 실험은 앞으로 달이나 화성 등에서 지구에선 구하기 어려운 '희토류 원소'(REE)를 확보하고, 행성 탐사나 우주 정착 기지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술 개발의 길을 열어놓는 것으로 평가됐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와 BBC뉴스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우주학과 찰스 콕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ISS에서 진행한 '미생물제련'(biomining) 실험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냥갑 크기로 제작된 '미생물 제련 반응로'(biomining reactor) 18대를 지난해 7월 플로리다주에서 발사한 스페이스X 로켓에 실어 ISS에 보냈다.
에든버러대학 우주생물학센터 과학자들이 10년에 걸쳐 개발한 이 반응로에는 달과 화성에도 흔한 현무암 조각이 광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테리아 용액 속에 담겨 있었다.



이 반응로들은 지구와 화성의 중력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서로 다른 속도로 도는 원심분리기에 설치됐으며, 제3그룹은 ISS의 미중력 환경에서 3주간 실험이 이뤄졌다.
지상에서 희토류나 금속을 추출하는데 활용돼온 박테리아가 우주에서도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데, 두 종의 박테리아는 활동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스핑고모나스 데시카빌리스'(Sphingomonas desiccabilis)는 영향을 받지 않고 현무암에서 네오디뮴(Nd), 세륨(Ce), 란타늄(La) 등의 희토류 원소를 추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과 구리의 약 20%는 용광로 대신 박테리아의 대사 작용을 활용하는 미생물 제련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미생물이 암석을 분해해 작물을 기를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물과 공기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요소를 추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콕켈 교수는 "이번 실험은 태양계에서 미생물을 활용한 채굴의 과학적, 기술적 타당도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우주에서 이런 원소들을 채굴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우주 미생물 제련은 현지 자급자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아폴로12호의 착륙선이 앉은 '폭풍우의 바다'(Oceanus Procellarum)에 희토류 원소가 농축된 암석이 많은데, 이곳에 로봇 또는 인간이 관리하는 광산을 설치하는 것도 지구 밖에서 경제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성과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사 산토마티노 박사는 "미생물은 아주 다재다능하다"면서 "우주로 가는 동안 다양한 일을 처리하는 데 이용할 수 있으며, 유용한 광물을 추출하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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