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8천만명 시선을 한 곳에…중국서 대세가 된 '1인 홈쇼핑'

입력 2020-11-11 17:10  

한밤 8천만명 시선을 한 곳에…중국서 대세가 된 '1인 홈쇼핑'
대기업부터 작은 가게 사장·시골 농부까지 생방송 판매 동참
쌍방향 소통 장점·젊은 소비자 주축…내년 330조원대 성장 예상


(항저우=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11·11 쇼핑 축제가 시작된 11일 오전 0시, 알리바바의 생방송 판매(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인 타오바오 생방송(淘寶直播)에서 무수히 많은 판매자가 각자 방송 채널을 열고 열띤 판매 경쟁에 들어갔다.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중국 최고의 인기 쇼핑 호스트인 웨이야(薇?)의 채널이었다.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수천만명 시청자가 몰려들더니 이날 새벽 두 시간가량 진행된 방송을 본 이는 남북한 인구를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8천204만명에 달했다.
다른 유명 진행자인 리자치(李佳琦)와 쉐리(雪梨)의 방송을 본 사람도 각각 6천209만명, 1천750만명에 달했다.
거대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생방송 판매의 위상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급속히 발전하는 중국 생방송 판매 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려고 1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의 알리바바 본사 인근에 자리 잡은 라이브 커머스 기지 '원즈후이'(蚊子會)를 찾아가봤다.
알리바바가 설립한 이 회사는 P&G, 다논 같은 기업들을 위해 판매 생방송을 대신 기획해 진행해주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기업이다.
6천500㎡ 면적의 이 시설에는 생방송이 진행되는 미니 스튜디오가 65개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2층에 들어서자 복도 양편에 늘어선 작은 스튜디오에서 여러 판매 방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정품이냐고요? 당연하죠. 저희는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채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회사 대표가 직접 방송에 나왔겠어요."

독일 압타밀의 분유를 팔던 진행자는 방송 채팅창에서 제품이 정식으로 수입된 제품인지를 묻는 소비자의 질문을 읽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전통적인 TV 홈쇼핑과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이처럼 판매 진행자가 소비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인터넷 시대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우원미(吳蚊米) 원즈후이 창립자는 "인터넷 생방송 판매는 광고가 아닌 순수한 정보를 담은 창작 콘텐츠라는 특징을 지닌다"며 "지난 1년간 더욱 많은 판매자가 생방송을 시작하면서 라이브 커머스에 근본적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알리바바는 "이번 11.11 쇼핑 페스티벌 기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발생한 구매 중 1990년대 및 2000년대 출생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대기업은 물론 작은 가게 사장, 시골의 농부들까지 라이브 방송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 한 해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지역 특산물 판매에 나선 농민만 10만명에 달했다.
과거처럼 사진 몇 장을 보고 물건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생방송을 통해 상품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중국 상인들 사이에서는 라이브 커머스 행렬에 동참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이 강한 편이다.
굳이 비싼 조명과 마이크 등 별도의 장비를 갖추지 않더라도 스마트폰과 삼각대 하나만 있어도 방송 채널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비교적 쉽게 생방송 판매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성장 흐름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타오바오 생방송 판매 애플리케이션 방문 시청자는 작년 동기보다 1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자도 220% 늘었다.
지난 9월 말을 기준으로 타오바오 생방송 판매의 연간 거래액은 3천500억 위안(약 59조원)을 기록했다.
KPMG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1조500억(약 177조원) 위안에 달하고 내년에는 2조 위안(약 33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도 적극적으로 중국 인터넷 스타들이 운영하는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활용하거나 직접 방송 채널을 열어 중국 내 판매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11·11일 쇼핑 축제 기간에도 삼성전자·LG전자·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여러 한국 기업이 인터넷 스타와 협업하거나 직접 방송 채널을 여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 극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 판매를 고집하던 콧대 높던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도 세계 사치품 시장의 위축 속에서 중국 고객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르티에는 최근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새로 채널을 열고 시가 1억9천만 위안어치에 달하는 목걸이 등 귀금속과 시계 등 400여 개 제품을 팔았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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