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놓고 외면하더니…미 공화 주지사 이끄는 주들 '쓴맛'

입력 2020-11-18 10:39  

마스크 대놓고 외면하더니…미 공화 주지사 이끄는 주들 '쓴맛'
노스·사우스다코타·와이오밍 등, 신규·입원환자 비율 최상위권
일부 주지사, 주민들에게 책임 돌리며 뒤늦게 규제 강화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꺼리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대체로 불간섭주의 노선을 택했던 공화당 주지사가 이끄는 미국 주(州)들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지역은 대평원과 중서부의 북부에 있는 주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다. 인구수로 나눈 이들 주의 최근 7일간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와 입원환자,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후 미국 내 최고치다.
그 주변에 있는 아이오와·와이오밍·네브래스카·아이다호 주도 신규 환자와 입원자, 사망자 수에서 두 주를 뒤쫓고 있다.
이들 주에서는 병원들이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사업체·점포들은 직원들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모임을 규제하기를 꺼리고 마스크가 바이러스 차단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신임을 줬다. 7월 관할 지역인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집회 때는 사람들에게 모이라고 독려했다.
지난달 기고문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 쓰기를 원한다면 자유롭게 그렇게 해도 된다.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쓰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창피를 줘 그걸 쓰도록 해선 안 된다. 정부는 그걸 의무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CNN은 "보건 측면에서 그 결과는 재앙적이었다"라며 주민이 88만5천명인 이 주에서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1천400명이 넘는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이 주의 7일간 양성 판정 비율은 무려 58%에 달하고 있다.
한 응급실의 간호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코로나19가 사실이 아니라고 믿으며 숨져가고 있다고 증언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줄곧 마스크 의무화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최근 7일간 인구수로 나눈 이 주의 신규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는 미국 50개 주 중 1위였다.
인구 대비 신규 입원 환자는 사우스다코타주에 이어 2위다.
버검 주지사는 결국 지난 주말에야 주민들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실내 모임에 제한을 두는 조치를 발령했다. 그러나 지난주 의료 자원 부족을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한 계속 병원에서 일하도록 했다.
버검 주지사는 "우리의 상황은 바뀌었고, 우리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50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은 와이오밍주의 마크 고든 주지사는 봄철 자택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고, 마스크를 의무화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인구수로 나눈 이 주의 신규 코로나19 환자는 50개 주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공화당 소속 고든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무책임한 주민들을 가리켜 "얼간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사람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이라는 데 의존했다. 그리고 그들은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오밍주에서 다른 보건 규제보다 아픈 직원들 때문에 문 닫은 사업체·점포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와이오밍주는 여전히 식당과 술집, 영화관 등의 영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든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의지할 수 없다면 우리는 뭔가 다른 것을 해야만 할 것"이라며 마스크 의무화와 추가 규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공화당 소속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16일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실내 모임을 15명 이내로 제한하는 보건 명령을 내렸다. 수개월간 마스크 의무화와 봉쇄령을 거부해오다 내린 결정이었다.
아이오와주는 인구수 대비 신규 코로나19 환자 수가 노스·사우스다코타주 다음으로 많고, 인구수로 나눈 입원 환자 수는 미국 내 4번째다.
레이놀즈 주지사는 "이런 변화가 쉽거나 인기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업장을 계속 열고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며 의료 시스템이 안정되도록 하려면 이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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