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세계육상챔피언, '대선불복' 참여했다 선수촌서 쫓겨나(종합)

입력 2020-11-20 01:26  

벨라루스 세계육상챔피언, '대선불복' 참여했다 선수촌서 쫓겨나(종합)
시위 가담자 사망 알린 의사는 형사입건…당국, 반정부 인사 탄압 강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세계 챔피언을 지낸 여자 육상 선수가 선거 불복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국가 선수촌에서 쫓겨나는 탄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중국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800m 챔피언인 마리나 아르자마소바(32)는 이날 육상 국가올림픽준비센터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아르자마소바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내일부터 일이 없고 수입이 없으며 일정한 목표도 없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며 "솔직히 내가 상상한 행복한 미래는 아니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의 신경과민과 끊임없는 압박에 지쳤다"고 썼다.
국가올림픽준비센터에서 내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이던 아르자마소바는 앞서 지난 8월 말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구속된 정치범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스포츠계 인사들의 공개 탄원서에 서명한 바 있다.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유명 감독과 코치 등 약 700명의 스포츠계 인사들이 낸 탄원서에 동참한 것이다.
그는 이후 당국의 압박으로 서명을 철회했지만 결국 선수촌 퇴촌이란 불이익을 당했다.
벨라루스 검찰청은 또 이날 반정부 성향 온라인 뉴스통신 '툿바이'(tut.by)에 시위 가담자 사망 소식을 알린 민스크 시립응급구조 병원 의사를 형사입건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업무상 필요 없이 인터넷 매체(tut.by)와 공모해 로만 본다롄코의 사망 사실을 유포해 의료 비밀을 누설했을 뿐 아니라, 사회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 분위기를 조장했으며, 시민들을 불법적 행동에 나서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31세의 본다롄코는 지난 11일 야권 시위 과정에서 보안요원들로 추정되는 괴한들에 폭행당해 이튿날 숨졌다.
이밖에 벨라루스 당국은 앞서 야권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약 300명을 제적시키고, 다수 재학생이 시위에 참가한 3개 대학 총장들을 직무 태만을 이유로 교체하기도 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9월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한 자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버티면서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탄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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