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만으로 中압박' 약해지나…美환경청장 대만행 취소

입력 2020-11-25 10:47  

트럼프 '대만으로 中압박' 약해지나…美환경청장 대만행 취소
12월초 방문 앞두고 '연기' 발표…대만 사이 둔 미중갈등 완화 관측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백기를 들어 미국의 정권 인수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 고위 관료의 대만 방문이 예정일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취소됐다.
연합보(聯合報) 등 대만 언론은 25일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12월 5일부터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던 앤드루 휠러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의 대만 방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휠러 청장의 대변인은 미국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서 '긴박한 국내 사정'을 이유로 들어 휠러 청장의 대만 방문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정권 인수 절차가 본격화함에 따라 곧 자리에서 내려올 휠러 청장이 조만간 미중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일정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만 언론들은 일제히 휠러 청장의 방문이 취소됐다고 제목을 뽑았다.
중국은 정부 각료인 휠러 청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 관계의 마지노선을 넘는 행위라면서 강경 대처를 예고해온 터여서 이번 방문 취소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다소나마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부터 정부 고위 관료들을 잇따라 대만에 보내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유지돼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더는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 것 같은 행보를 해왔다.
중국 수교와 동시에 대만과 단교한 이후 미국 고위 정부 관리가 대만을 공식 방문한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라서 중국은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은 대만 인근 하늘과 바다에서 고강도 무력 시위에 나서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 사이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휠러 청장의 대만 방문 취소 사례가 보여줬듯이 미국의 정권 이양 절차가 사실상 시작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대만 카드로 중국을 계속 강력히 압박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미국 내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까지 중국에 대한 강경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을 견제하려는 기류도 있다.
휠러 청장의 대만 방문 계획은 비밀리에 추진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꾸준히 비판해온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NYT는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휠러 청장 일행이 3일간 대만을 방문하기 위해 전용기 임차료와 체류비로 65만 달러(약 7억원)를 써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부각해 보도했고 결국 미국 내 논란 끝에 방문 계획이 무산됐다.
휠러 청장의 대변인은 "심사 중인 방문 계획이 NYT의 보도로 노출됐다"며 "이는 외교와 관련된 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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