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천 이주민 몰려든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시설포화에 골치

입력 2020-11-25 22:19  

1만8천 이주민 몰려든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시설포화에 골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지난해보다 이주민 10배로 늘어나
손님 끊긴 호텔 임시 숙소로 사용, 텐트·야영시설 설치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연중 온화한 날씨로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대서양의 7개 섬, 스페인령 휴양지 카나리아제도가 속절없이 늘어나는 이주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발길이 끊긴 관광객의 빈자리라도 메우려는 듯 올해에만 1만8천여명이 모여드는 바람에 이주민을 수용할 시설이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00㎞가량 떨어진 카나리아제도는 유럽대륙으로 '탈출'을 꿈꾸는 이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모여드는 통로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지난해보다 10배 많은 이주민이 목숨을 걸고 카나리아제도에 발을 들였다고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AP 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난에서,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아프리카 각지를 떠나온 이주민들이 최근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그란 카나리아섬의 아르기네긴 항구다.
이곳에 이민자 임시수용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600명밖에 감당하지 못해 2천명이 넘는 이주민들이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실정이다.
스페인 정부는 급한 대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손님이 없는 호텔을 임시 이주민 숙소로 사용하기로 했고, 앞으로 몇 주 안에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텐트촌과 야영 시설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아르기네긴항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보다 못한 오날리아 부에노 모간시(市) 시장은 지난달 28일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형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부에노 시장은 보건당국이 정한 코로나19 위생수칙조차 지킬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절망스럽긴 하지만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올해 카나리아 제도를 향하는 이주민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있다. 고국에서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자 목숨을 걸고라도 유럽행을 택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란차 곤잘레스 라야 스페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3일 "코로나19 대유행의 결과로 이주민이 늘어날 것을 예상했다"며 "코로나19가 유럽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듯 아프리카 경제도 망가뜨렸다"고 말했다.
라야 장관은 다수의 카나리아 제도행 보트가 출발하는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마키 살 대통령과 양국 간 국경 협력 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용시설에 발 디딜 틈도 찾기 어려운 와중에 이주민 30여명을 태우고 카나리아 제도를 향하던 보트가 전날 오후 란사로테섬 항구 근처에서 전복되면서 최소 7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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