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 카르텔 돈세탁 통로로 부상한 '중국인 브로커'

입력 2020-12-04 02:25  

멕시코 마약 카르텔 돈세탁 통로로 부상한 '중국인 브로커'
로이터, 미·멕시코 내 중국인들의 마약자금 세탁 수법 파헤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에서 사업하는 중국 남성 간셴빙(50)은 지난 2018년 멕시코에서 홍콩으로 가던 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체포됐다.
멕시코 카르텔의 마약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 간셴빙은 미국서 2년째 수감된 채로 내년 초 선고 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장문의 기획 기사를 통해 간셴빙과 같은 중국인 브로커들이 마약 자금을 세탁하는 수법을 파헤쳐 상세히 소개했다.
미 사법당국 관계자는 로이터에 중국인 돈세탁 브로커들이 당국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심각한 어려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검찰은 "멕시코 내 중국인 브로커들이 국제 돈세탁 시장을 장악했다"고도 말했다.
멕시코 마약조직에겐 마약을 미국 시장으로 몰래 가져가는 일만큼이나 마약을 팔아 번 돈을 당국의 눈을 피해 멕시코로 가져오는 일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현금을 직접 옮기는 건 쉽지 않고, 은행 계좌를 이용하면 미국과 멕시코 당국에 추적당할 위험이 있다.
중국인 브로커들은 클릭 몇 번으로 돈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멕시코로 옮기는 방식으로 당국의 눈을 피한다.
간셴빙 사건의 경우 먼저 체포된 싱가포르 국적인 공범 림석펭의 증언과 협조가 이들의 돈세탁 방식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됐다.
미국 뉴욕에 있는 림의 역할은 미국 곳곳에서 딜러들과 접선해 카르텔의 마약 자금을 수금하는 것과 돈세탁에 참여할 미국 내 중국 상인들을 모집해 마약 자금을 중국 계좌로 옮기는 것이다.

수금할 때는 대포폰과 암호명이 이용되며, 중국 상점에서 거래할 땐 뱅킹 앱을 사용한다. 림이 상인들에게 수금한 달러 현금을 주면, 상인들은 그 자리에서 그에 해당하는 위안화를 자신의 중국 계좌에서 림이 준 중국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이다.
미국서 사업하는 일부 중국인들이 환전 수수료를 아끼고 유리한 환율을 적용받기 위해 개인끼리 환전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림과 환전한 미국 내 중국 상인들이 자신들이 마약 자금 세탁에 동원됐다는 것을 알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중국 계좌로 들어간 마약 자금은 멕시코 내 중국인 사업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페소화로 환전되고, 멕시코 카르텔에 현금으로 전달된다.
중국 계좌 사이의 거래이기 때문에 미국과 멕시코 당국에선 확인되지 않으며, 중국에서도 정상적인 계좌 이체라 당국의 주목을 받을 일이 없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근거지를 둔 간셴빙은 이러한 네트워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미 당국은 보고 있다. 중국서 알고 지낸 림을 돈세탁에 끌어들인 것도 그였다.
미 마약단속국(DEA) 관계자들은 미국과 유럽, 중남미의 중국 이민자 중에서 간셴빙과 같은 돈세탁 브로커들이 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발했다.
여기엔 당국의 규제를 피해 해외로 돈을 반출하려는 중국인들의 수요도 작용했다.
DEA의 돈세탁 전문가인 도널드 임은 로이터에 "돈세탁이 필요한 카르텔과 현금이 필요한 중국인이 있다면 천생연분이나 마찬가지"라며 "중국인 브로커들은 멕시코와 콜롬비아 카르텔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간셴빙의 변호인은 그가 단지 속아서 자신의 중국 계좌가 돈세탁이 이용되도록 한 것 뿐이며, 카르텔이 멕시코 내 가족들에게 해를 가할 수 있어 미국의 수사당국에 협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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