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놓고 '으르렁' 中·日…돋보이는 '판다' 외교

입력 2020-12-10 22:22  

센카쿠 놓고 '으르렁' 中·日…돋보이는 '판다' 외교
日 우에노동물원 보호 '中 판다' 반환 시한 연장 합의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을 놓고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과 일본이 판다를 매개로 우의(友誼)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도쿄 우에노(上野)동물원에 살고 있는 '샹샹' 가족이 양국 간 가교역할을 하는 주인공이다.
샹샹은 도쿄도(都)가 2011년 '번식 학술연구' 목적으로 중국에서 빌려온 수컷 '리리'와 암컷 '싱싱' 사이에서 2017년 6월 태어난 암컷 자이언트 판다.
생후 6개월 만인 2017년 12월 일반에 처음 공개된 샹샹은 일본인들의 판다 사랑에 힘입어 우에노동물원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존재가 됐다.
공개 초기에 관람객을 뽑는 추첨에서 최고 1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날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우에노동물원 주변 상가에는 샹샹의 인기에 편승한 캐릭터 상품이 넘쳐나는 등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생후 이틀째의 체중이 147g에 불과했던 샹샹은 무럭무럭 성장해 지난 5일 76.4㎏의 몸집이 됐다.
샹샹은 도쿄도가 중국에서 빌려온 부모 판다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소유권이 중국에 있다.
일본은 관련 협약에서 새끼가 태어나면 만 24개월에 중국에 반환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반환 시기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만 2세가 된 작년 6월 12일에 맞춰 반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쿄도는 대여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중국 측과 협의해 반환 기한을 올해 말까지 1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반환 시점이 다가오면서 일본 내에서 샹샹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여론이 일고 있던 상황에서 일본의 샹샹 팬들에게 또다시 희소식이 안겨졌다.
도쿄도와 중국 측이 반환 시점을 내년 5월 말까지로 다시 연장키로 합의한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판다를 중국으로 보내려면 전문 직원이 동행해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동행이 어렵다고 양측이 판단했다고 한다.
도쿄도와 중국 측은 또 내년 2월로 반환 시점이 다가오는 샹샹 부모 판다의 대여 기간도 5년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1972년 국교 정상화를 기념해 중국이 판다 한 쌍을 일본에 처음 기증하면서 시작된 중국과 일본 간의 '판다 외교'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NHK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일본에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화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샹샹은) 원래 연말에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예정대로 돌아오는 것이 어려울지 모르겠다"면서 구체적인 반환 일정을 놓고는 판다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면서 양측이 긴밀히 협력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 국민이 샹샹과의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특별히 우에노동물원이 정성껏 샹샹을 돌봐준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일본 측에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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