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파워리더] ① 독불장군식 행보로 세계 뒤흔든 트럼프

입력 2020-12-17 07:10  

[떠나는 파워리더] ① 독불장군식 행보로 세계 뒤흔든 트럼프
예측 불가·충동적 성향 속 일방적 '미국 우선주의' 앞세워
동맹도 예외 없어…'7천400만표' 무기로 2024년 재도전 관측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3일 대선 이후 40여 일간 불복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년 1월 20일이면 더는 백악관의 주인 노릇을 하기 어렵다.
4년간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었다 놨던 '트럼프 시대'가 저무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무려 7천400만표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피즘'과 함께 2024년 대선 한복판에 재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야말로 미국의 역사에 있어 전무후무한 대통령이었다. 워싱턴 주류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파격적 행보로 취임 초부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웃사이더'를 표방하며 2016년 대권을 거머쥘 때부터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일방적 미국 우선주의가 단단히 자리 잡았다.
2017년 1월 취임식 사흘 만에 이뤄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은 그 출발을 알렸다. 이어 이란핵합의와 파리기후협약 같은 굵직한 다자합의에서 잇따라 발을 뺐다.
각국이 수년간의 협상 끝에 공들여 마련한 합의를 한순간에 휴짓조각으로 만들며 세계를 혼란 속에 밀어 넣었다.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근간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엔 국방비 지출 증액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외교적 언사를 통한 우회적 촉구가 아니라 '무임승차는 안 된다'는 식의 노골적 압박이었다.
한국 역시 피해 가지 못했다.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을 무려 5배로 올려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결국 2020년 내내 협상이 표류를 면치 못했다.
중국과의 갈등 고조 역시 트럼프 시대를 규정하는 하나의 축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에 달하는 고율관세 카드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지렛대로 동원했고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기도 했다.
동맹과의 협력을 토대로 이익을 추구하는 미국의 전통적 대외협력 기조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간 지속돼온 세계질서에 강력한 파열음을 몰고 온 셈이다.
예측불허를 무기로 삼고 충동을 감추는 법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성향으로 '트럼프 시대'는 4년 내내 바람 잘 날이 없기도 했다.
주요 정책을 트위터로 발표해버리는 바람에 참모진이 허를 찔리는 일도 잦았다. 실무진과의 충분한 상의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를 하는 바람에 참모들이 수습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일도 허다했다.
충동적 성향은 충성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고위 참모 경질로 이어졌다. 임기 초반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견제와 균형 역할을 했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밀려났다.
주변에 '예스맨'만 남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별명이 '예스퍼'(Yes-per)였던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과 '충복 중 충복'으로 꼽혔던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퇴진의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정치적 이익을 가져오는 일이라면 논란에도 개의치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 역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적인 조 바이든을 조사해달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트럼프 우선주의'와 경계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확정됐는데도 계속해서 불복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내년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가 역사 속으로 저무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계속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보는 2024년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얻은 표는 7천400만표다. 바이든 당선인이 8천100만표로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세웠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2위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2024년 대선을 노리는 공화당 주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재임 4년간 공화당 중심에 단단히 자리를 잡은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감을 넘어설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재임 기간에 정치적 위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도 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백악관을 나서는 것으로 백악관 생활의 종지부를 찍는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는 셈이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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