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직면 중국 SMIC '반도체 거물' 영입

입력 2020-12-16 11:50  

미국 제재 직면 중국 SMIC '반도체 거물' 영입
TSMC 출신 장상이 '구원투수'로 데려와…생존 '몸부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다층 제재에 직면한 중국의 '반도체 첨병' SMIC(중신궈지·中芯國際)가 반도체 업계에서 거물로 통하는 대만 TSMC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장상이(蔣尙義)를 '구원 투수'로 영입했다.
16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SMIC는 최근 공고를 내고 장상이를 부회장 겸 이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SMIC의 전략위원회 구성원으로도 참여한다.
74세인 장상이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반도체 업계의 거물 중 한 명이다.
미국 프린스턴대와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1997년 TSMC에 들어가 2013년 퇴직했고, 2015년까지 2년간 고문으로 더 일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40년 이상 일한 장상이는 과거 0.25마이크로미터(㎛), 16나노미터(㎚) 공정 개발을 이끌면서 '추격자'이던 TSMC를 가장 기술력이 앞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로 성장시킨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6∼2019년 SMIC 이사회에서 독립이사를 맡은 적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SMIC의 사업 운영에 더욱 깊숙이 관여하게 될 전망이다.
SMIC는 중국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반도체 자급' 실현의 최전선에 있는 파운드리 업체다.
하지만 5G 선도 기업이던 화웨이(華爲)에 이어 미국의 핵심 표적이 되면서 다층적 제재를 받아 큰 사업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부터 수출통제조례(EAR) 규정에 근거해 자국 업체들에 SMIC에 반도체 생산 설비와 재료, 소프트웨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때 사전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SMIC는 식각, 세척, 이온 주입, 박막 침적, 검사 등 거의 모든 반도체 생산 과정에 걸쳐 미국산 설비와 재료를 획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SMIC는 미국 국방부가 지정하는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 이 때문에 미국 투자자들은 내년부터 SMIC 주식을 살 수 없게 된다.
이에 SMIC는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반도체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 회로선 폭이 좁은 14㎚ 이하의 선진 미세 공정일수록 미국의 기술 없이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기가 더욱 어렵다.
SMIC는 이제 겨우 14㎚ 공정 제품을 겨우 생산하기 시작했고, 2021년과 2023년 각각 10㎚, 7㎚ 미세 공정의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터여서 공급사슬과 자금줄을 모두 끊으려는 미국의 제재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제재로 SMIC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SMIC가 장상이에게서 미국의 제재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얻고자 한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장상이가 반도체 업계의 거물이기는 하지만 그가 모든 난제를 돌파하는 '슈퍼맨'이 될 수는 없기에 미국의 제재가 완화되지 않고서는 SMIC가 단기간에 어려움을 극복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실제로 장상이는 작년 중국의 신생 반도체 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의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20조원의 거금이 이미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이던 이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는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부실의 늪에 빠져 사실상 좌초했고 장샹이는 지난 6월 '선발 패전'이라는 씁쓸한 기록을 남기고 이곳을 떠났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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