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나는…" 미국 첫 공개 성소수자 장관 지명자의 감격

입력 2020-12-17 06:38  

"17세에 나는…" 미국 첫 공개 성소수자 장관 지명자의 감격
바이든 경선 라이벌 38세 부티지지 교통장관 내정자…민주 차세대주자 입지 강화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열일곱살에 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가 성소수자라서 상원 인준을 거부당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20년이 지나 어디에선가 열일곱살짜리가 보고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원 인준을 받으면 미국의 첫 공개 성소수자 장관이 되는 피트 부티지지(38) 교통장관 내정자는 16일(현지시간) 이런 소감을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부티지지 내정자를 소개하는 무대에서다. 부티지지 내정자는 "이번 지명에 역사의 눈이 쏠려 있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면서 공개 성소수자 장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상원에 넘어가는 게 처음이라고 감격을 표했다.
부티지지 내정자가 언급한 사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룩셈부르크 대사로 지명한 제임스 호멀이다. 상원이 인준을 거부하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상원 휴회 중 호멀을 임명했다.
부티지지 내정자는 "이 나라에 어떤 한계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또한 중요하게 어떻게 그런 한계들이 도전받는지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교통분야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그는 "내게 여행은 성장과 모험, 사랑과 같은 말"이라며 동성 배우자인 채스턴 글래즈먼에게 미국의 주요 공항 중 하나인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청혼했다는 일화도 곁들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부티지지 내정자를 소개하면서 "내가 만난 이들 중 아주 똑똑한 사람이고 아주 겸손한 사람"이라며 "큰 심장을 가진 정책통"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어떤 내각보다 유색인종이, 여성이, 장벽을 깬 이들이, '첫번째'인 이들이 많은 내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티지지 내정자는 민주당 경선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바이든 당선인과 경쟁했으나 14개주 경선이 걸린 3월초 '슈퍼 화요일' 직전 바이든 지지선언을 하고 경선에서 하차했다. 경선 초반 고전하던 바이든은 슈퍼화요일 승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부티지지가 장남 보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입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바이든은 2015년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보를 '나의 영혼'으로 부르며 각별히 아꼈다.
인구가 10만명인 인디애나주의 소도시 사우스벤드 시장 경험이 전부인 부티지지에게는 장관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 차세대주자의 입지를 공고히 할 절호의 기회다. 부티지지는 유엔대사와 보훈부장관 등에 거론되다가 결국 교통장관에 내정됐다.
부티지지는 시장 시절인 2015년 지역 신문 칼럼을 통해 커밍아웃했다.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는 등 '엄친아' 요소를 두루 갖췄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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