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강선 핵시설, 우라늄 농축보단 원심분리기 부품제조 가능성"(종합)

입력 2020-12-19 01:49   수정 2020-12-19 01:57

"북 강선 핵시설, 우라늄 농축보단 원심분리기 부품제조 가능성"(종합)
IAEA 전 사무차장, 38노스 기고글…"우라늄 농축시설과 중요한 차이점 많아"
강선은 2차 북미회담 결렬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된 곳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북한의 강선 지역에 위치한 핵시설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보다는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등 부품을 제조하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벨퍼센터 선임연구원은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게재한 '새로운 증거는 강선이 우라늄 농축시설이 아님을 시사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하이노넨은 북한에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시설이 최소 3곳이라고 말했다.
우선 초기 연구개발을 진행한 시설이 있지만, 이곳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나머지 2곳은 우라늄 농축 시설로, 영변은 이미 공개적으로 알려진 상태다. 다른 한 곳은 평양 남서쪽에 위치한 강선인데, 2018년 제2의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강선의 핵시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지난해 2월 제2차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핵시설 폐기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는데,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염두에 뒀던 북한의 다른 핵시설 중 하나가 강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노넨은 강선 시설이 건설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이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강선을 우라늄 농축 지원 시설로 보기에는 북한과 다른 곳에서 전형적으로 발견된 인프라가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강선의 시설을 면밀히 살펴보면 영변 우라늄농축시설을 포함해 전형적인 농축시설과 다수의 중요한 차이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본관이 건설되던 2003년 위성사진을 보면 본관이 다층 건물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매우 무거운 원심분리기 시설을 2층에 설치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1층에 설치한다고 가정해도 지진이나 재난 시 위층의 콘크리트가 원심분리기를 덮칠 수 있음을 고려하면 흔치 않은 일이라고 봤다.
또 이 본관이 사무실과 작은 작업장으로 둘러싸인 단층의 중앙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원심분리기 설치 장소치고는 불필요하게 건물이 높아 오히려 기계 작업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우라늄 농축시설의 작동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에어컨 장치, 원심분리기 등 장비를 정비하기 위한 필수 작업장도 이곳에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2015~2016년 지어진 3층짜리 건물이 조립된 원심분리기의 선(先)처리, 고장나거나 오래된 원심분리기 제거 등 활동을 할 수 있지만, 강선이 우라늄농축시설이라면 이 건물이 이보다 더 빨리 완공됐어야 하고 높이 역시 너무 높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이노넨은 이곳에 고위 지도층이 방문했음을 시사할 수 있는 기념물과 벽화가 있지만 이보다는 선전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영변 핵단지 내 건물에 비해 철저한 보안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보안 수준은 오히려 북한의 군산업 시설단지와 좀 더 가깝다고 말했다.
하이노넨은 "이런 증거는 강선이 우라늄농축시설이 아님을 시사한다"며 "며 "강선 시설의 특성은 원심분리기 부품의 생산과 검사에 적합한 대규모 작업장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변 핵단지 바깥에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강선은 비밀스런 우라늄 농축시설로 대중에 알려졌다며 이번 분석은 강선의 목적을 둘러싼 논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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