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특수관계 내년부터 덜 특수해진다"

입력 2020-12-27 13:05   수정 2020-12-27 13:25

"미국-영국 특수관계 내년부터 덜 특수해진다"
브렉시트 여파·바이든 성향 보니 진통 예상
외신 "미, EU 우선시…존슨 총리 미운털도 악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평가되는 미국과 영국의 특수관계에 변화가 닥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영국의 우호관계가 내년부터 예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내다봤다.
일단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가 실질적으로 발효돼 미국이 영국을 예전보다 덜 찾게 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국 행정부는 그간 EU의 법안부터 러시아와의 관계까지 거의 주 단위로 영국 정부와 상의해왔다.
영국이 EU 탈퇴를 마무리함으로써 이제 미국은 영국을 통해 독일, 프랑스, EU 집행위원회에 영향을 미칠 필요가 없어졌다.
킴 대럭 전 주미 영국대사는 "영국이 EU 논의에서 제외되면서 미국이 영국에 부여하는 가치 중 핵심적 일부가 사라졌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친분도 향후 양국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두 정상은 '브로맨스'(연애를 방불케 하는 남자끼리 우정)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까웠고 일부 가치관도 공유했다.
존슨 총리의 보수당 정권은 다자주의 체제를 트럼프 행정부만큼이나 경멸했고 이는 브렉시트 단행에서도 잘 드러났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다자주의 체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견해를 지닌다.
AFP통신은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 영미관계의 부흥기를 열겠다고 외치다가 산통이 깨진 형국이라고 해설했다.
통신은 내년 1월이 되면 미국은 EU를 우선시할 것이며 영국은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단독질주 희망에 일절 관심이 없는 새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WSJ도 바이든 당선인과 존슨 총리가 과거 영미 정상과 같은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증거가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존슨 총리는 바이든 당선인의 우군인 일부 민주당 인사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인물이기도 하다.
존슨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케냐인 자손이라서 영국 제국에 조상이 물려준 혐오를 품고 있다고 2016년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AFP통신은 그런 극우성향의 발언을 잊지 못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보좌진이 바이든 당선인 주변에 우글거린다고 전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의 위상 변화, 바이든 정권과의 궁합 등 불안요소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미국과 영국의 기본적인 관계는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일단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영국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밖에 없는 난제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란핵합의 복원,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정상화, 기후변화 대응, 주요 7개국(G7) 협의체계 강화, 중국의 세력확장 견제 등이 두 국가가 여전히 머리를 맞댈 현안들이다.
영국이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에서 바이든 정권과의 관계를 크게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을 제거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바이든 당선인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을 의식해 브렉시트로 아일랜드와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가 완전히 다른 나라처럼 갈라지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그런 상황은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의 중재로 북아일랜드 내전을 끝낸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바이든 당선인이 존슨 총리에게 직접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영국은 EU와의 미래관계 합의에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에 하드보더(엄격한 국경통제 체계)가 구축되는 것을 피함으로써 바이든 당선인의 요구에 영합했다.
WSJ은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예전보다 조금 덜 특수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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