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죽을지 보자"…이탈리아 첫 백신 접종 간호사 살해 협박

입력 2020-12-30 19:08   수정 2020-12-30 19:26

"언제 죽을지 보자"…이탈리아 첫 백신 접종 간호사 살해 협박
피해 간호사 SNS 폐쇄하고 경찰에 수사 요청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처음으로 맞은 간호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욕·협박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일 메사제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감염병 전문 로마 스팔란차니 병원의 간호사인 클라우디아 알리베르니니(29)씨가 최근 자신의 모든 SNS 계정을 폐쇄하고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알리베르니니씨는 지난 27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이탈리아 첫 접종자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당시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을 믿기로 한 모든 의료 종사자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며 바이러스 종식을 위한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접종 뒤에는 "이것이 끝의 시작이다. 흥분되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알리베르니니는 이후 예기치 못한 가혹한 상황에 부딪혔다. 그의 SNS에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인격 모독성 글과 협박이 난무했다.

심지어 한 SNS 사용자는 알리베르니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신이 언제 죽을지 지켜볼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알리베르니니의 SNS 계정은 이날 현재도 폐쇄돼 있는 상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신변의 위협을 가한 SNS 사용자의 신원을 파악하고자 수사에 들어갔으나 일부는 가짜 SNS 계정으로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정치인은 일부 시민들의 몰상식한 '인격 테러'를 비판하며 알리베르니니와의 연대를 표시했다.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의 니콜라 진가레티 주지사는 "알리베르니니는 코로나19와의 전투 최전선에서 싸운 사람"이라며 "그를 협박한 사람은 누구든 간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일격을 가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봤으며 현재까지 누적 인명 피해 규모도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큰 편이다.
최근에는 국민의 43%가 접종을 하지 않거나 뒤로 미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29일 현재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1천212명, 사망자 수는 659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206만7천487명, 7만3천29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 규모는 유럽 최대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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