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총선 논란에 대통령 물러난 키르기스 코로나19 속 조기대선(종합)

입력 2021-01-10 17:00  

부정 총선 논란에 대통령 물러난 키르기스 코로나19 속 조기대선(종합)
총선 불복 시위 지도자 좌파로프 당선 유력…대통령제 복원위한 개헌투표도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김형우 특파원 = 지난해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로 대통령이 하야한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10일(현지시간) 조기 대선이 실시됐다.
지난해 10월 총선 부정 논란으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에 책임을 지고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당시 대통령이 조기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키르기스스탄 전역에 있는 2천420곳의 투표소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투표는 저녁 8시까지 진행된다.
대선 투표와 함께 현재의 이원집정부제 형태 통치체제를 대통령제로 바꿀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개헌 국민투표도 실시된다.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투표율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염병 확산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선거 당국은 유권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감독하고 몇 시간마다 투표소를 소독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키로 했다.
정치적 혼란 와중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는 무려 1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소요사태 후 한동안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았던 민족주의 성향 정치인 사디르 좌파로프(52)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범으로 복역 중이던 좌파로프는 10월 야권 시위 과정에서 풀려나 전격적으로 총리와 대통령 권한 대행직을 맡으며 자신에게 정치 권력을 집중시킨 바 있다.
과거 야권 지도자였던 좌파로프는 제엔베코프 대통령의 사임으로 빚어진 권력 공백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민족주의자임에도 옛 소련권 맹주인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많은 키르기스스탄 이주노동자들이 선망하는 돈벌이 지역이다.

전통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성향과 의료비 예산을 지금보다 두 배가량 늘리겠다는 공약 등에 힘입어 좌파로프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는 50% 이상의 득표율로 2차 투표 없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르기스스탄 선거법상 개표 결과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득표자가 2차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키르기스스탄에선 지난해 10월 4일 총선에서 제엔베코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과 친정부 성향 정당들이 90%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것으로 잠정 개표 결과 나타나자 부정 선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총선 다음날부터 야권의 대규모 불복 시위가 10일 동안 계속됐고, 결국 제엔베코프 대통령이 자진 사임하고 중앙선관위가 총선 결과를 무효로 하면서 겨우 진정됐다.
한편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개헌 국민투표는 지난 2010년부터 채택해 오고 있는 제한적 대통령제를 가미한 의원내각제를 순수 대통령제로 바꿀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유력 후보 좌파로프는 키르기스스탄이 이원집정부제 채택 전 시도했던 대통령제로의 복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의회의 견제를 받지 않는 대통령제가 국가 지도자와 그 측근들의 부정부패를 낳는 근원이 됐었다며 반대하고 있다.

cjyou@yna.co.kr,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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