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 '자유교제' 선언 이은 첫 실행에 중국 극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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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2 17:44  

미·대만 '자유교제' 선언 이은 첫 실행에 중국 극렬 반발

미·대만 '자유교제' 선언 이은 첫 실행에 중국 극렬 반발
'하나의 중국' 원칙 허무는 행위로 간주 '저주성' 비난까지
전통적 대만정책 허물고 퇴장하는 트럼프…바이든 선택 주목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폼페이오 같은 소수의 반중국 정객들이 최후의 발악으로 중미 관계를 해치고 있다. 역사의 징벌을 받을 것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상대국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향해 거의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만 당국자와 접촉하는 것을 제한하던 내부 규제를 해제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이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분노의 심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자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외교 기조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허물어뜨리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만을 반드시 통일해야 할 미수복 영토로 간주한다.
1979년 미중 수교 후 미국은 전통적으로 중국이 특별히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무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 관료들이 대만 정부 당국자들을 만날 때 상부의 사전 승인을 받는 것은 오랜 관행이었지만 이번에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제한이 없어지고 나서 실제로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현지 대만대표처 대표를 대사관으로 초청해 첫 '자유 교제' 테이프를 끊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합의를 준수해 대만 문제로 농간을 부리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미국이 잘못된 위험한 길을 더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가 내부 규정을 철폐하고 실행에 나선 것은 앞으로 더는 중국 눈치를 보지 않고 대만과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향후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미중 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반해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40여년 외교적 서러움을 겪은 대만 정부는 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미국과 관계를 더욱 긴밀히 맺기 위한 중대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만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총리격)은 외신에 "미국과 대만은 모두 외교와 자유, 열린 마음 등 공동의 가치를 존중한다"면서 "우리는 상호 이익을 위해 더욱 빈번하게 교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대만인의 뇌리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리덩후이(李登輝·1923∼2020) 당시 총통이 격은 '하와이 굴욕 사건'이 지금도 남아 있다.
리덩후이는 몇 안 되는 대만 수교국들이 있는 중남미 순방길에 급유 등을 위해 하와이를 경유했는데 중국과 관계를 고려한 미국은 리덩후이가 비행기에서 잠시 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당시 미국 정치권에서도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조심스럽던 미국의 대만 정책은 큰 폭으로 수정됐다.
2016년 12월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으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한 것은 대만 정책의 일대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미국 대통령이나 당선인이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한 것은 1979년 양국 수교가 끊어진 이후 37년 만에 처음 있던 일이라는 점에서 외교가에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18년 무역전쟁 발발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본격적인 대결 국면이 조성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대만을 대중 압박 카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대만에 F-16V 전투기, M1A2T 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대량으로 수출해 대만의 재무장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이 대만에 이미 팔았거나 판매 계약을 맺은 무기 규모는 미중 수교 이후부터 오바마 행정부 때까지 40년 가까이 미국이 대만에 판 전체 무기와 필적하는 수준이다.
또 중국이 자국의 앞바다로 여기는 대만해협에 평균 한 번꼴로 구축함 등 군함을 들여보내 무력 시위를 벌임으로써 중국이 대만을 전면 공격하는 유사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국과 대만 정부 간 교류도 작년부터 매우 빈번해졌다.
작년 8월과 9월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차관이 각각 1979년 단교 이후 최고위급 미국 정부 당국자로서 타이베이를 공식 방문했다.

에이자 장관과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 때 중국군은 군용기와 군함을 대거 동원해 대만 근처에서 고강도 무력 시위를 벌일 정도로 극렬히 반발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로 경제·안보 등 분야의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대만과 관계를 한층 긴밀히 하는 중이다.
또 13일에는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찾아가 대만의 유엔 내 활동 문제와 관련한 의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크래프트 대사는 14일에는 차이 총통도 예방한다.
스스로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를 쓰는 대만이 1971년 유엔을 탈퇴한 후 처음으로 현직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대만 당국자와의 접촉 제한까지 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전통적인 미국의 대만 정책의 틀을 크게 허물어놓고 퇴장하게 됐다.
중국은 중국대로, 대만은 대만대로 과연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대만·중국 정책을 펼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 후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전략을 답습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 조야에서 공히 중국 견제 공감대가 커진 상황이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의 '유산'을 필요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전통적인 중국·대만 정책으로 회귀하기를, 반중(反中)을 고리로 외교·안보 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대만 정부는 미국의 정책 기조가 어느 정도 유지되기를 희망하는 쪽이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만 정책은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일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대만에 대한 과거 미국의 공감대를 유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영 대만 중앙통신사는 바이든 당선 확정 이후 낸 분석 기사에서 "미국-중국-대만의 삼각관계와 관련해 바이든은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는 미국이 과도하게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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