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험한 미국 가는 길…중미 이민자들, 과테말라서 북상 좌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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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9 08:42   수정 2021-01-19 08:45

멀고 험한 미국 가는 길…중미 이민자들, 과테말라서 북상 좌절(종합)

멀고 험한 미국 가는 길…중미 이민자들, 과테말라서 북상 좌절(종합)
바이든 취임 앞두고 길 떠난 캐러밴, 과테말라의 저지로 발묶여
과테말라 군경, 이민자들 해산…일부는 온두라스로 되돌아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으로 가기 위해 중미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이민자들이 과테말라의 '철벽 방어'에 막혀 더 북상하지 못한 채 발이 묶였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과테말라 군인과 경찰들은 남동쪽 온두라스와의 국경 부근 고속도로에 모여있던 이민자 수천 명을 해산시켰다.
군경은 이민자들을 향해 10분 내에 고속도로를 비우라고 명령했고, 10분이 지나자 방패와 최루가스를 이용해 이들을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민자들이 다치기도 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고속도로에서 흩어진 이민자 중 일부는 당국이 제공한 버스에 올라 온두라스 국경으로 되돌아갔다. 후퇴를 원치 않는 다른 일부는 일단 인근 마을로 가서 다른 북상 루트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민자는 지난 15일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에 모여 출발한 올해 첫 '캐러밴'이다. 캐러밴은 고국의 폭력과 빈곤 등을 피해 미국으로 가기 위해 무리 지어 걷거나 화물차 등에 올라타 수천㎞를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난해 중미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늘면서 미국행을 꿈꾸는 이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을 앞두고 출발한 이번 캐러밴은 힘으로 밀어붙여서 '1차 관문'인 과테말라 국경 경비를 뚫었다. 과테말라 당국에 따르면 15일 이후 어린아이를 포함한 8천∼9천 명의 이민자들이 입국했다.
과테말라는 이민자들이 더 전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 부근 고속도로에 군인과 경찰을 대거 배치한 후 전날 최루가스와 몽둥이를 동원해 이민자들을 차단했다.
전날까지 1천500여 명의 이민자들이 군경에 붙잡혀 고국으로 돌려보내졌다. 상당수는 온두라스인이고, 일부는 엘살바도르인이다. 캐러밴 중엔 과테말라인들도 포함돼 있다.
나머지 이민자 수천 명은 미국행을 단념하지 않은 채 고속도로에서 노숙하며 기회를 엿봤지만, 과테말라 당국은 이날도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고속도로 옆 산길로 돌아 군경의 바리케이드를 뚫은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과테말라를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가 멕시코와의 국경에 도착한다고 해도 그곳엔 멕시코 국가경비대 등이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삼엄한 경비를 여러 번 뚫고 미국까지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역시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이들은 없다.
이민자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20일 취임하면 굳게 닫혔던 미국 문이 다시 열리길 기대하고 있지만, 당선인 측은 당장 이민자들에게 문을 열 계획은 없음을 시사했다.
이민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크다.
전날 과테말라 보건부는 몸의 이상을 호소한 이민자 2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며, 이들을 일단 격리한다고 밝혔다.
과테말라는 입국자들에게 코로나19 음성 진단서를 요구하고 있으나 상당수는 진단서를 지참하지 않거나 일부는 가짜 진단서를 제시했다고 과테말라 당국은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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