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통제협정 '뉴스타트' 5년 연장 공식 합의

입력 2021-01-27 07:00   수정 2021-01-27 08:39

미-러, 핵통제협정 '뉴스타트' 5년 연장 공식 합의
양국 외교당국 관련 외교문서 교환…푸틴-바이든, 전화통화로 확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양국 간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의 5년 연장에 합의하고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를 통해 뉴스타트 조약 연장 합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미-러 외교 당국은 이날 뉴스타트 연장에 관한 외교 노트(diplomatic note)를 교환했다.


미국 측은 주러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측에 전달한 노트에서 조약 기간을 2026년 2월 5일까지 5년 연장하자고 제안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화답 노트에서 이 제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곧이어 뉴스타트 협정의 전제조건 없는 5년 연장에 관한 협정 비준안을 자국 하원에 제출했다.
푸틴은 비준안 보충 설명서에서 "올해 1월 양측이 조약을 5년 연장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1월 26일 양국 간에 조약 연장에 관한 협정이 체결됐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하원과 상원은 비준안을 27일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트 연장 외교 노트 교환에 이어 이날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있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크렘린궁은 "대통령들이 오늘 뉴스타트 연장 합의 타결에 관한 외교 노트 교환이 이루어진 데 대해 만족을 표했다"면서 "며칠 내로 양측이 핵미사일 전력의 상호 제한을 위한 이 중요한 국제법적 체계의 추가적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자 및 국제 현안들도 논의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긴급한 문제 대응, 통상경제 등 다른 분야들에서의 협력 가능성도 검토됐다"고 소개했다.
또 "국제 의제로 미국의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 일방적 탈퇴, 이란 핵문제와 관련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우크라이나 분쟁,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정상회의 개최에 관한 러시아의 제안 등도 거론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러 정상 간 통화는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타트는 지난 2010년 4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다.
미·러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이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각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정은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의 명맥을 잇는 것이다.
2011년 2월 5일 발효한 10년 기한의 뉴스타트 협정은 다음 달 5일 만료되지만, 양국이 합의하면 최대 5년간 연장된다.
지금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협정에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국이 이를 거부해 연장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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