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호 찾아 뙤약볕에…태국 코로나 온라인수업 '웃픈 현실'

입력 2021-01-27 10:37  

인터넷신호 찾아 뙤약볕에…태국 코로나 온라인수업 '웃픈 현실'
화제되자 신호증폭기에 텐트 설치 도움도…일각 '땜질식 처방' 비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가 금지된 태국의 한 시골에서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신호를 찾아 들판 한가운데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한 학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태국의 인프라 부족과 지역 격차라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방콕 남부 쁘라추업 키리칸주 후아힌 지역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시리락 릿부어(18)는 들판 한 가운데 책상을 펴놓고 우산으로 뙤약볕을 피하면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집에는 인터넷 신호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들판 한가운데가 유일하게 무선 인터넷 신호를 잡을 수 있는 곳인데 그나마도 가끔은 불안정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가 다니는 후아힌 학교의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고 우산 하나만으로 뙤약볕과 싸우며 온라인 수업을 하는 시리락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다.
주말 동안 이 사진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시리락은 자신을 찾아온 기자들에게 "가끔은 이곳에서도 전혀 신호가 잡히지 않고, 또는 밖에 있기가 너무나 뜨거워 온라인 수업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며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동생도 인터넷 신호를 잡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닿았다.
'예상대로' 지역 교육당국과 국영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손을 내밀었다.
그들은 시리락을 위해 6m 높이의 무선인터넷 신호 증폭기를 설치해 줬다고 한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사용하라며 태블릿PC 3대도 선물로 줬다.
한 병원에서는 온라인 수업 내내 뙤약볕에서 우산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도록 시리락이 공부하는 곳에 텐트를 설치해줬다.
시리락은 "이제 모든 것이 갖춰졌으니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시리락은 아빠가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이고 엄마는 농장 노동자여서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가 장래희망인 그는 지난해 11월 한 게임쇼에 출연해 5만 밧(약 184만원)의 장학금과 함께 태블릿 PC도 부상으로 받았다고 한다.
'훈훈한 미담'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일부 네티즌은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인터넷 업체가 시리락을 위해 더 나은 인터넷 신호(환경)를 만들면 그가 집밖에서 공부할 필요가 없을 텐데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공감을 받았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그는 또 뙤약볕을 덜 맞도록 텐트를 설치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다른 네티즌은 "이번처럼 그때그때 마다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가 발전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세월이 걸려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모두가 후아힌은 발전이 된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심 지역만 그렇다. 산간 지역에서는 심지어 전기가 없는 곳도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IT 인프라 부족과 도농·지역간 격차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태국에서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가 금지되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인터넷 인프라 부족과 컴퓨터 미비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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