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도 없는 미국과 중국'…대만 이어 홍콩까지 대립각

입력 2021-01-28 10:38  

'허니문도 없는 미국과 중국'…대만 이어 홍콩까지 대립각
시진핑·바이든 아직 소통 없어…'정상회담 추진' 부인까지
중국 "대만 외부 간섭 안돼…'무력 안쓴다' 약속 못해"
시진핑, 홍콩 행정장관 업무보고 통해 미국에 경고 메시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정치적 허니문도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했지만 임기 초반 일정 기간의 정치적 밀월을 뜻하는 이른바 허니문이 최근 미중 간에는 감지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대만과 홍콩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미중 양국이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때만큼은 아니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중 갈등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시진핑, 바이든에 취임 축전 없어…기싸움 치열
최근 미중 관계에서 주목할 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이 1주일 정도 지났지만 아직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의 정상 취임이나 심지어 정상 생일에 시진핑 주석이 축전을 보내왔는데 정작 세계 최강국인 미국 대통령 취임에는 축전을 보냈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 서한을 보내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공개적인 행보를 보였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3일 미 대선 이후에도 시간을 끌다가 그달 25일에서야 당시 바이든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추진을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직접 나서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접촉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공식 부인하기까지 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 및 공화당이 추진했던 대중 압박책을 '전략적 인내'로 포장해 강화하려는 데 대한 경고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중국에 바로 다가서기보다는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 정상들과 소통을 통한 '동맹 복원'으로 힘을 다진 뒤 미중 관계를 재정립하려고 시도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관계는 결국 정상 외교가 가장 중요한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정상 간 소통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물밑에서 홍콩, 대만 등 핵심 문제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대만 이어 홍콩 문제까지…미중 '양보 못한다'
바이든 취임 초기부터 대만과 홍콩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간 긴장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주말 중국 폭격기와 전투기를 대대적으로 투입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Z)에 진입하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등 미중간 무력 시위 대결이 벌어졌다.
미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만을 포함한 이웃들을 겁주려는 중국군의 계속되는 정형화한 시도를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 압박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빈번하게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을 과시하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롭지 못하다"고 받아쳤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주미 대만 대표를 초대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주미 대만 대표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된 것은 미국과 단교 42년 만으로,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27일 대만 문제 해결 과정에서 무력을 쓰지 않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놨다.
주펑롄(朱鳳蓮)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미국을 겨냥해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 실전 연습을 하는 것은 국가 주권을 수호하는 것"이라면서 "외부 세력에게 간섭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하며 필요하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문제 또한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인권 강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자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전 미국 정권 인사 28명을 제재했다.
이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밀리 혼 대변인은 "대통령 취임 날에 제재를 가한 것은 당파적 분열을 노리는 시도로 보인다"며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지난 27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으로부터 2020년도 업무 보고를 화상 형식으로 받으며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한 이후 홍콩 특구 정부가 폭력을 막고 홍콩을 정상 궤도로 되돌렸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실천을 촉구한 동시에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강조해 홍콩 문제에서는 미국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이날 캐리 람 장관의 업무 보고를 받고 중국 중앙정부가 일국양제를 위해 홍콩 정부의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른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조만간 미중 무역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앞서 중국은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대만, 홍콩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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