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수술 시 항문 보존한 환자가 삶의 질 높다"

입력 2021-02-08 10:07  

"직장암 수술 시 항문 보존한 환자가 삶의 질 높다"
분당서울대병원, 국내 하부 직장암 환자 342명 추적 관찰
"괄약근 보존하면 신체에 대한 만족감 측면서 우월…생존율 차이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항문에 가까운 직장 하부에 종양이 생긴 직장암 환자는 수술 후 항문을 보존했을 때 삶의 질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강성범 교수 연구팀은 2011~2016년 국내 6개 병원에서 수술받은 직장암 환자 342명의 수술 방법에 따른 삶의 질을 비교·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직장암 환자들이 수술을 앞두고 가장 많이 걱정하는 문제는 항문의 보존 여부다. 환자들은 항문을 보존하길 원하지만 암세포가 괄약근까지 침범했다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항문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
또 항문을 보존하면 수술 후에 괄약근을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변실금이 생길 확률이 높아서 아예 절제하는 쪽을 선택하기도 한다.
연구에서는 항문을 보존하는 '괄약근 보존술'을 받은 환자 268명과 항문을 제거하는 '복회음 절제술'을 받은 환자 74명을 3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3년 후 포괄적 삶의 질 지수는 괄약근 보존술 그룹에서 64.2점, 복회음 절제술 그룹은 57.7점이었다. 항문을 보존할 경우 삶의 질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배뇨 기능, 남성 성 기능, 신체에 대한 만족감 분야에서 항문을 보존한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았다.
연구팀은 항문을 보존할 경우 배뇨와 성 기능과 관련한 자율신경도 보호돼 관련 장애를 겪을 확률이 낮고, 환자가 자신의 신체에 느끼는 만족도가 높은 점도 배뇨 및 성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두 그룹 사이 장기 생존율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환자의 변실금 등 후유증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이유로 항문 절제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봤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복회음 절제술을 시행할 수는 있지만 삶의 질 저하를 우려해 항문 절제를 선택하는 것은 의학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기존에는 항문과 근접한 곳에 직장암이 발생하면 항문을 보존할 때 나타나는 변실금 등이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는 판단에 따라 절제술을 시행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하부 직장암이라 하더라도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항문 보존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의 자매지로 지난해 8월 창간된 '랜싯 지역 건강-서태평양'(Lancet Regional Health-Western Pacific)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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