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때 카페인 노출되면 아동기 행동장애 위험 커져

입력 2021-02-09 17:46  

태아 때 카페인 노출되면 아동기 행동장애 위험 커져
9~10세 아동 9천명 뇌 스캔 분석…백질 신경로 조직 변화 확인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진, 저널 '신경약리학'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카페인은 커피나 차(茶) 같은 식물의 잎, 열매, 씨앗 등에 함유된 알칼로이드(식물 염기)의 일종으로 정신 각성과 피로 완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선 카페인이 임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태반(胎盤)에 퍼진 카페인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가 자궁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런데 카페인이 태아의 뇌 신경 발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여성의 과도한 카페인 섭취가 태아의 중요한 뇌 신경 경로에 변화를 일으켜 아동기의 행동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로체스터대 메디컬 센터(URMC) 과학자들은 8일(현지 시각) 동료 검토 과학 저널 '신경약리학'(Neuropharmacology)에 관련 논문을 제출했다.
연구팀은 로체스터대의 ABCD(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에 참여한 만 9~10세 어린이 9천여 명의 뇌 스캔 결과를 분석했다.
태반을 통해 카페인에 노출된 어린이는 분명히 뇌 구조가 달라져 있었다.
뇌 영역 사이를 연결하는 백질 신경로(white matter track)의 조직 과정에 변화가 생긴 결과로 추정됐다.



과학자들은 이런 어린이들에게 고도의 행동 장애, 주의력 장애, 과잉행동 등이 나타난 사례를 확인했다.
그러나 태아의 뇌에 미치는 카페인의 영향이 임신 초기 3개월에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달라지는지, 그리고 임신 기간의 어느 시점에 이런 뇌 구조 변화가 생기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임신 기간의 카페인 섭취 정도, 즉 태아의 카페인 노출 수위를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해 추계한 것도 이번 연구의 한계로 꼽힌다.
ABCD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자금을 받아 진행되는, 최대 규모의 뇌 발달 및 아동 건강 연구 프로그램이며, URMC를 비롯한 미국 내 21개 기관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취합한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제커리 크리스텐슨 박사는 "의사들이 제시하는 임신 중 카페인 섭취 가이드라인은 하루에 보통 컵으로 2잔을 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론 더 개량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하겠지만 지금은 걱정이 생길 때마다 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로체스터대의 ABCD 연구 책임자(PI)인 존 폭스 박사는 "카페인의 경미한 효과들이 끔찍한 신경정신 질환을 일으키는 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작긴 해도 뚜렷한 행동 장애를 유발하는 만큼 장기적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만 보면 임신 중 카페인 섭취는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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