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우한조사에 학계 갸우뚱…"팬데믹 재발 막으려면 규명 필수"

입력 2021-02-10 11:32   수정 2021-02-10 11:47

WHO 우한조사에 학계 갸우뚱…"팬데믹 재발 막으려면 규명 필수"
조사단 '실험실 유출 가능성' 일축에 전문가들 반박
"구체적 실험 기록 확보했어야…진술만으론 불충분"
"창궐 초기상태 규명은 팬데믹 재발 막을 필수 과제"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중국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규명에 사실상 실패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WHO가 현지에서 구체적 실험 기록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바이러스 기원을 확실히 찾아내야 제2의 코로나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WHO 조사단이 지난 9일 우한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잠정 조사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회의적 반응을 내놨다.
가장 논란이 된 대목은 조사단이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설'을 사실상 일축했다는 점이다.
조사단을 이끈 피터 벤 엠바렉은 기자회견에서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 등과 접촉한 결과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것이란 가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아 관련 추가 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은 WIV가 박쥐에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을 다뤘던 곳이라는 점에서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미 스탠퍼드대 미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렐먼은 "가중치를 두어야 할 정보가 만약 관련 증거가 드러나면 폭삭 망할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라면, 이는 적합한 정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WHO 조사단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들 연구소의 실험 및 원본 유전자 서열 데이터에 대한 온전하고 구체적인 기록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WHO 조사단이 WIV의 안전성에 대한 답변에 납득했다고 밝힌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버드대 전염병학자인 마크 립시치는 "내 견해로는 훌륭한 안전 규정을 갖췄다는 그들의 진술만으로는 해답이 될 수 없다"면서 "그것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사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레이나 매킨타이어 교수는 재빠르게 실험실 유출설이 기각됐다는 점에 놀랐다면서, "모든 단서를 조사해보지 않고는 이 바이러스의 기원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과 중국의 거센 코로나19 책임론 공방 속에 중국 및 국제 연구진이 참가한 가운데 12일 간 이뤄졌다.
WP는 이번 조사 결과가 중국에 투명한 공개를 촉구해온 미국 및 국제 사회를 만족시킬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하면서도 "글로벌 위기의 근원을 규명하는 데 작은 진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책임론 공방과 관계없이 전염병 바이러스의 발병원 추적은 보건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질병학자들은 창궐이 발생하면 처음으로 감염돼 확산의 진원 역할을 한 이른바 '0번 환자'(patient zero)를 찾는 데 노력을 쏟곤 한다.
0번 환자가 확인되면 전염병이 언제, 어떻게, 왜 발병했는지와 관련한 핵심적인 의문이 풀릴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유행을 막을 정책적 수단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WP는 코로나19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고 있다는 점에서 초기 확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 규명이 필수라며 초기 상태를 규명해야 재발 방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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