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유지하려면 2∼3배 내라" 통보에 고령가입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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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01 05:49  

"실손보험 유지하려면 2∼3배 내라" 통보에 고령가입자 '분통'

"실손보험 유지하려면 2∼3배 내라" 통보에 고령가입자 '분통'

2009년 9월까지 팔린 상품…주요 손보사 올해 17.5∼19.5% 인상 확정

3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 누적 반영돼 갱신 때 100% 넘는 인상률 속출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경남에 사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전모(69)씨는 지난달까지 매달 보험료 6만580원을 납부했다. 최근 실손보험 담당자로부터 이달에 보험을 갱신하려면 16만3천540원을 내야 한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전씨가 낸 보험료는 640만원이고 받은 보험금은 170만원 수준이다. 전씨는, 보험금을 별로 청구하지 않은 자신으로부터 큰 이익을 봤으면서도 한꺼번에 보험료를 거의 3배로 내지 않으면 보험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보험사의 태도에 기가 막혔다.

3∼4월 '1세대' 구(舊)실손보험료 갱신을 앞두고 기존 보험료의 3배에 이르는 보험료 안내를 받은 가입자가 속출하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보험업계가(우정사업본부 포함) 올해 구실손보험료 인상률을 17.5∼19.5%로 결정하고 갱신 대상 가입자들에게 안내문 발송을 시작했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린 상품으로 약 870만명(870만건)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5개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KB손해보험의 구실손 보험료 인상률이 19.5%로 가장 높다. 이어 ▲ 삼성화재[000810] 18.9% ▲ 현대해상[001450] 18%▲ DB손해보험[005830] 17.5% 등으로 각각 결정됐다. 메리츠화재[000060]도 삼성화재와 유사한 약 19%를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실손보험 인상률은 작년 말 각사의 인상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15∼17% 수준으로 추정됐다. 최근 확정된 인상률을 보면 주요 손보사들이 22% 이상 인상을 추진했고, 금융당국의 '80% 반영 의견'을 반영해 20%에 육박하는 인상률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실손 보험료에 사실상 3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인상률이 적용됨에 따라 올해 3∼5년 주기로 갱신을 맞은 가입자들은 대체로 50% 이상 보험료가 오르게 됐다. 구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2019년에 10%씩 인상됐고, 작년에도 평균 9.9%가 올랐다.

특히 연간 인상률과 별개로 평균 의료 이용량 증가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게 되는 50∼60대는 갱신 인상률이 100%를 넘는 게 예사다.

대전에 사는 김모(52)씨 역시 이달까지 보험료 2만4천250원을 냈지만 최근 보험사로부터 갱신 보험료가 8만2천870원으로 오른다는 통지를 받았다. 인상률이 241%로 종전의 3배가 훌쩍 넘는 액수다.

김씨는 "상품 설계가 잘못돼서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지 이런 식의 인상은 날강도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험업계는 구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40%를 넘어서 적자가 심각한 만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뜻한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납입한 보험료로 사업운영비와 보험금을 충당하기에 모자란다는 뜻이다.



소비자단체는 손해율 관리에 실패한 보험업계가 가혹한 갱신 조건으로 가입자들이 구실손보험을 포기하고 혜택이 적은 '3세대' 실손보험이나 7월 출시되는 4세대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은 지난달 26일 "가입이 오래된 상품일수록 보장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적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며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또 "질병이 있어 병원 치료를 많이 받는 가입자라면 기존 실손보험을 해약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갱신 보험료 부담으로 4세대 상품에 가입하려다가 연령이나 건강상태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으니, 기존 보험을 해약하기 전 현재 판매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지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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