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밖으로 처음 나온 360만년 전 원인(猿人) '리틀풋'

입력 2021-03-03 14:03   수정 2021-03-03 14:09

아프리카 밖으로 처음 나온 360만년 전 원인(猿人) '리틀풋'
英 다이아몬드광원연구소서 X선 마이크로 CT 스캔
치아 법랑질 분석…"어릴 때 두 차례 영양결핍 또는 질병"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류의 '시조' 중 가장 완벽한 상태로 발굴된 원인(猿人) '리틀풋'(Little Foot·작은발)이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나 영국 나들이를 하면서 어려웠던 어린 시절이 밝혀졌다.
영국 국립 싱크로트론(원형 입자가속기) 시설인 '다이아몬드광원연구소'에서 강력한 X-선 마이크로 컴퓨터 단층촬영(CT) 스캔을 통해 화석 속에 감춰져 있던 약 367만년 전의 생활상 일부가 드러난 것이다.
리틀풋은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작은 발뼈 조각이 처음 발견된 이후 전체 뼈의 90% 이상이 확보된 인류 진화사 연구에서 귀중한 화석이다.



다이아몬드광원연구소와 BBC 뉴스 등에 따르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인 리틀풋의 화석은 지난 2019년 6월 이 연구소로 옮겨져 'I12 빔라인'으로 싱크로트론 X-선 검사를 받았으며, 초기 연구 결과가 학술지 '이라이프'(e-Life)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리틀풋의 두개골과 치아를 집중 분석했다.
치아를 싸고 있는 법랑질(에나멜)의 미세 구조에서는 적어도 두 차례 이상 발달이 멈췄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리틀풋이 아동기에 두 차례 이상 영양 결핍 상태를 겪거나 질병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법랑질은 재생이 안 돼, 법랑질로 덮인 치관이 형성되는 아동기의 건강 상태나 환경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되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치근부 표면을 싸고 있는 얇은 층인 시멘트질을 분석해 리틀풋이 죽음을 맞았을 때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리틀풋의 두개골에서 두뇌의 온도를 식히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 미만의 작은 관(管)도 확인했다.



현생 인류의 두뇌는 진화 과정에서 3배로 커졌으며, 온도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두뇌의 온도조절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으로 꼽혀왔다.
논문 제1 저자인 케임브리지대학 고고학과의 아멜리 뷰뎃 박사는 "이런 결과들은 화석을 아주 잘게 썰어 현미경으로 분석하지 않고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라면서 "싱크로트론 기술을 통해 먼 조상의 화석을 분석하는 '가상(virtual) 조직학'의 새로운 분야가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고대 인류의 화석 연구는 최근까지도 크기와 형태 등을 분석해 다른 종과 비교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싱크로트론과 마이크로 CT 기술을 통해 화석 내부의 미세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리틀풋 화석을 소장하고 있는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의 도미닉 스트래트포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장 잘 보존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두개골을 최고 중의 최고 싱크로트론 시설에서 분석한 것"이라면서 "논문은 첫 결과일 뿐이며, 앞으로 리틀풋의 다른 부위 화석도 이 연구소로 가져와 분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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