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위법성 논란' 털어낸 탈원전 정책, 다시 힘 받을까

입력 2021-03-05 15:03  

'절차적 위법성 논란' 털어낸 탈원전 정책, 다시 힘 받을까
감사원 "절차적 문제 없다"에 검찰 수사에도 영향 미칠까 촉각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감사원이 5일 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림에 따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산업부는 "이번 감사 결과는 탈원전 정책 감사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며 "더는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적절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 이어, 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이 위법했다는 결론을 냈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선 탈원전 정책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고, 심지어 4·7 재보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감사원은 "에너지 전환로드맵 분야, 각종 계획 수립 분야, 원자력진흥위원회 심의 분야 등 3개 분야, 6개 사항에 대해 관련 법률과 법원 판례, 법률 자문 결과를 토대로 검토한 결과 위법하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민의힘 정갑윤 전 의원 등 547명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으로, 감사원이 지난해 10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린 감사 건과는 별개 사안이다.
정 전 의원 등은 에너지 관련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에너지전환 로드맵,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에기본은 5년마다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통상 에기본에 따라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한다.
2014년 수립된 2차 에기본은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 목표치를 29%로 정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2017년 10월 수립한 '에너지전환 로드맵'은 신규 원전 6기 백지화 등을 담았고, 그해 말 수립한 8차 전기본은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23.9%로 낮추겠다고 설정했다.
즉 상위계획인 에기본에 맞춰 에너지전환로드맵과 전기본을 수립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대법원 판례와 법률 자문 결과 등에 따르면 정부가 수립하는 각종 계획, 마스터 플랜 등은 국민에 직접적인 효력을 미치지 않은 비구속적 행정 계획의 성질을 지닌다"며 "하위계획이 상위계획 내용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2차 에기본 등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해도 위법하다거나 정부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아울러 "에기본이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을 법률적으로 기속하는 상위계획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8차 전기본 역시 2차 에기본과 다르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털게 돼 추진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더는 절차적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 결과가 검찰의 월성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월성1호기 수사의 한 갈래가 절차적 위법성에 관한 것인데, 감사 결과로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았냐는 분석에서다.
다만, 감사원이 이번에 들여다본 것은 정책 수립 과정의 위법성 여부에 한정된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의 범위에 대해 "공익감사 및 국민감사 청구사항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부의 정책 결정이나 그 목적의 옳고 그름은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진영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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