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 '곳간' 채우는 대한항공, 올해도 나홀로 버틸까

입력 2021-03-07 08:00  

코로나 위기에 '곳간' 채우는 대한항공, 올해도 나홀로 버틸까
부채 상환 자금 이달 유상증자로 확보…백신 수송 확대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깊은 수렁에 빠진 가운데 '맏형'인 대한항공[003490]은 올해에도 '나홀로 선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로 유동성 위기까지 직면했지만, 대한항공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수 있는 자금을 이달 유상증자로 확보하게 되면서 숨통이 틀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유상증자를 통해 3조3천159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중 1조5천억원은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에 활용하고, 나머지 1조8천159억원은 4~12월 채무 상환에 활용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자금으로 금융리스 8천712억원, 항공기 담보부 차입 1천815억원, 회사채 5천202억원, 영구채 3천800억원 등 4월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1조9천528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다.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정부 지원이 절실한 LCC와 달리 대한항공은 부채 상환 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당장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에서 당초 계획한 3조3천억원을 모집하지 못할 경우 자체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목표 금액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1만9천100원으로 현 주가보다 40%가량 낮아 주주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한항공에 흑자를 안겨준 화물 사업은 올해에도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화물기로 활용 중인 여객기 12대를 포함해 총 35대의 항공기를 화물 운송에 투입하고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코로나 종식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이익, 재무 체력을 확보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반도체·기계류 운송 수요는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하면서 백신 항공 수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대한항공에 '호재'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화이자 백신을 국내로 수송한데 이어 이달 말 정부가 화이자와 직접 계약을 통해 들여오는 백신도 수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태국, 베트남, 대만에도 수송했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4천500억~5천5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올해 안으로 확보할 가능성도 커졌다.
대한항공이 서울시와의 합의에서 매매 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송현동 부지 매각이 지연되더라도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항공사 매출의 핵심인 여객 수송이 올해에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6월 인수가 마무리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대한항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인수 이후 양사의 부채비율은 927%로 대한항공 단독 기준 대비 234.1%포인트 증가하고, 유상증자로 부채를 상환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이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는 5조2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비 높은 항공유 가격과 낮은 화물 운임은 대한항공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유는 배럴당 69.98달러로 1년 전보다 19.9% 상승했다.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지난해 12월 1㎏당 7.5달러에서 1월 6.43달러로 떨어지며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적극적으로 화물 수송에 나서고, 자산을 매각하며 체력을 키웠다"며 "방심할 수는 없겠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만이 올해에도 괜찮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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