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30%만 자국 백신 맞겠다'…부작용·임상시험 불신

입력 2021-03-09 11:57  

'러시아인 30%만 자국 백신 맞겠다'…부작용·임상시험 불신
러시아인 42%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망…미국 전망치 71%보다 크게 낮아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러시아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승인했지만, 정작 러시아 시민은 자국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가 이번주 발표한 조사 결과, 러시아 시민의 30%만 스푸트니크 Ⅴ 백신에 대해 접종 의사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38%보다도 감소했다.
응답자들은 스푸트니크Ⅴ 백신을 신뢰하지 않은 이유로 임상 시험에 대한 의구심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지목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지난 2월 조사 결과 러시아 시민의 42%가 백신 접종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전망치 71%보다 한참 낮고 서구 국가 가운데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큰 프랑스(57%)보다도 떨어지는 수치다.
러시아 정부는 전 국민의 60% 백신 접종이 목표다.
러시아 시민들은 스푸트니크 Ⅴ 자체에 대한 의구심뿐만 아니라 당국과 보건 시스템에 대한 신뢰 부족도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
2019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37%만 의료 시스템에 만족하고 있었다. 세계 평균인 65%와 비교해 한참 낮다.
백신 회의론에는 옛 소련 시절 유래된 당국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도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에서도 음모론도 퍼지고 있다. 레바다 센터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는 코로나19가 생물학 무기로 만들어졌다고 믿고 있다.
코로나19가 특별히 위험하지 않은데 정부가 상황을 과장하고 있다고 인식도 퍼지고 있다.
백신에 대한 회의론이 큰 상황에서 러시아는 올해 초부터 백신 접종을 서둘러왔지만, 지금까지 3.5%만이 백신을 맞았다. 미국 17.1, 영국 32.1%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혹독한 겨울 날씨도 백신 접종의 걸림돌이 됐다. 러시아의 85개 지역 가운데 9곳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조차 못 했다.
러시아는 푸드 코트와 오페라 극장, 쇼핑몰에 백신 접종 시설을 만들어놓았다. 백신 접종자에게는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제공해 접종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시민들이 스푸트니크 Ⅴ 백신에 대한 장점을 알게 되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최근 취재진에게 "백신 부족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Ⅴ 외에도 2개의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영방송과 해외 정상과의 대화를 통해 스푸트니크 Ⅴ 백신을 칭찬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의사들의 조언을 받은 뒤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푸트니크 Ⅴ는 지난달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임상 시험에서 효과가 91.6%라는 연구 결과가 실리면서 국제적인 평가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40개국 이상이 스푸트니크Ⅴ의 사용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도 승인했다.
EU의 의약품 평가·감독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심사에 들어갔다.
스푸트니크 Ⅴ의 국제적인 보급 확대에는 서방 백신의 공급이 아직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를 제외하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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