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 "인내 다 해", 태국 난민촌 준비설…또 무릎 꿇은 수녀(종합)

입력 2021-03-09 21:24   수정 2021-03-11 14:14

군정 "인내 다 해", 태국 난민촌 준비설…또 무릎 꿇은 수녀(종합)
미얀마 긴장 연일 고조…"수치 정당 깃발 걸린 집 들어와 뒤져"
5개 매체 면허취소…태국언론 "국경 인근 7개 지역에 난민촌 준비"



(방콕·자카르타=연합뉴스) 김남권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심야에도 쿠데타 규탄 시위대 색출에 나서는 과정에서 "인내가 다 했다"고 언급하는 등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태국이 대규모 피난 사태를 대비해 난민 수용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이다.



9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영TV인 MRTV는 전날 방송에서 "정부의 인내가 다 했다"면서 "폭동을 막고자 희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민은 완전한 안정과 폭동에 대한 더 효율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RTV 보도는 전날 양곤 시내에서 군경이 심야까지 시위대 체포 작전을 벌이기 전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심야에 양곤 산차웅 구역 출입을 차단하고, 200명의 젊은 시위대를 몰아넣은 뒤 집마다 뒤지고 다녔다.
이에 현지 주민들이 오후 8시부터 시작된 통행금지까지 어기며 심야 색출 중단을 촉구하는 등 반발했다.
유엔 및 현지 외교단도 시위대의 무사 귀환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성명 등을 내고 군부를 압박했다.
AFP 통신은 주민들을 인용, 군경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깃발이 걸린 집을 중심으로 심야에 아파트들을 집중 수색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군경이 집 안까지 들어와 방마다 뒤졌다고 전했다.



군부는 언론 통제도 본격화했다. 군정은 쿠데타 이후 시위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해 온 미얀마 나우와 미지마, 7데이뉴스 등 5개 현지 매체의 면허를 취소했다고 MRTV가 보도했다.
군정은 이들 매체가 향후 어떤 플랫폼을 통해서도 기사를 내보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태국이 군정의 강경 진압으로 대규모 난민 사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난민촌을 마련했다고 태국 공영방송인 PBS가 전날 보도했다.
PBS는 나롱판 칫깨우때 육군 사령관이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매솟주와 딱주를 방문, 대규모 난민 사태 발생에 대비한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두 개 주의 7개 지역에 난민촌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또 서부 깐차나부리주의 4개 시설도 최대 2천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방송은 이와 관련, 매사이·매솟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타칠렉 및 미야와디 지역에서는 군경에 의한 시위대의 강경 진압이 보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도 최대 도시 양곤 등을 비롯해 각지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오는 북부 까친주 모닌에서 시위대 중 한 명이 실탄에, 다른 한 명은 고무탄에 각각 맞아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피의 일요일'로 불린 지난달 28일 경찰병력 앞에 홀로 무릎 꿇고 총을 쏘지 말라고 호소했던 안 누 따웅(45) 수녀가 전날 또다시 무릎 꿇고 애원하는 사진이 이날 온종일 SNS에서 퍼졌다.
미얀마는 불교 신자가 88%를 차지하는 국가이지만, 수녀의 간절한 모습은 많은 시민의 찬사를 받았다.
누 따웅 수녀는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무릎 꿇고 아이들을 총으로 쏘고 고문하지 말고 차라리 나를 쏴 죽여달라고 간청했다"고 말했다.
일부 경찰도 함께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수녀의 행동에 반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잠시 뒤 수녀 뒤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했고, 한 명은 수녀 앞에서 멀리에 총을 맞아 숨졌다. 시위대는 이날 최소 2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누 따웅 수녀는 "아이들이 사방으로 달아날 때 하나님께 아이들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기도했다"며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내가 간청하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 정말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나 자신이 이미 2월 28일에 죽었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두렵지만, 용기를 내고 아이들을 위해 맞서야 한다"며 "눈앞에서 미얀마인들이 비통해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south@yna.co.kr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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