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서 시총 70조원대 평가…국내서도 가능했을까

입력 2021-03-11 15:22   수정 2021-03-11 18:15

쿠팡, 미국서 시총 70조원대 평가…국내서도 가능했을까
SK하이닉스 이어 시총 3위 규모…증권가 "국내선 어려웠을 것"
"美투자자, 아마존 성장스토리 지켜봐…긍정적 시각 반영"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쿠팡의 공모가가 기업가치 70조원대에 상응하는 가격으로 책정되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쿠팡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쿠팡의 주식 공모가는 35달러(약 3만9천862원)로 정해졌다. 이는 쿠팡이 전날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32∼34달러)의 상단을 웃돈 금액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달러(약 71조8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약 100조원)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3위인 LG화학의 시총은 66조4천억원, 4위인 NAVER는 61조3천억원 수준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쿠팡이 만약 국내 상장을 추진했을 경우 기업가치가 미국에서처럼 높게 산정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쿠팡이 만약 국내 상장을 추진했더라면 70조원대 기업가치로는 평가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류현진 선수의 몸값이 국내 리그에서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높은 평가가치를 부여받은 배경엔 글로벌 자금이 모이는 미국 증시의 규모 외에도 고성장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 차이가 더욱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 10년간 아마존이 이커머스 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커가는 성공 사례를 지켜봐 온 터라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에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부여하는 일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특히 쿠팡이 아마존과 유사한 B2C(기업 대 소비자) 사업모델을 취하고 있는 점도 미국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국내 기업에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신생 기업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관점을 취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투자자들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성공 스토리를 많이 봐왔다"며 "그런 측면에서 가치 부여에 좀 더 긍정적인 시각이 가능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상장 기업들이 적용받는 평가 잣대를 적용할 경우 쿠팡의 공모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35달러 이상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1년 추정 주가매출비율(PSR)를 3.7배로 추정하는데 같은 시점 아마존(3.3배), 이베이(3.2배), 알리바바(6.0배)의 주가매출비율을 고려할 때 이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쿠팡은 아마존과 사업모델이 닮았기 때문에 당장은 주가가 비싸 보이더라도 그 정도 가치는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공모가보다는 상장 후 며칠 지나 형성된 시장가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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