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출연 중국계 여배우 "인종차별 공격 부인 강요받았다"

해리포터 출연 중국계 여배우 "인종차별 공격 부인 강요받았다"
16세로 영화 캐스팅 당시 팬들 비난에 상심…홍보담당자가 '거짓말' 종용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급증과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의 방송 인터뷰 등으로 인종차별 문제가 부각한 가운데 영화 해리포터에 출연한 여배우 케이티 렁(33)이 과거 인종차별 공격을 부인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태생의 중국계 배우인 렁은 최근 '차이니즈 치피 걸'(Chinese Chippy Girl)이라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이 해리포터에서 배역을 맡았을 때 인종차별을 겪은 경험을 소개했다.
렁은 2005년 개봉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4번째 영화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주인공 해리포터의 첫사랑인 동양계 소녀 초챙 역을 맡았고 그때 그녀의 나이는 16세였다.
렁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그때 구글을 검색하다가 해리포터 팬들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를 발견하고 모든 댓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며 "거기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누군가 혐오 사이트를 만든 것이다. '이 캐스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버튼을 누르라'고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렁은 이 사이트에서 자신이 해리포터에 출연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며 "그것은 매우 끔찍했다"고 말했다.
당시 일부 해리포터 팬들은 렁의 외모를 비하하기도 했다.
어린 나이의 렁은 인터뷰를 앞두고 언론에 관한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렁은 한 홍보담당자를 찾아가 이 문제를 꺼냈지만 돌아온 답변은 실망스러웠다.
렁은 홍보담당자가 자신에게 "케이티, 우리는 그런 사이트들을 보지 못했어. 네가 그것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줘"라고 얘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렁은 그 말을 듣고 그냥 고개를 끄덕였었다고 밝혔다.
NBC는 인종차별 공격을 부인하라고 말한 홍보담당자가 렁을 위해 일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영화 제작사를 위해 일하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앞서 렁은 2016년 스코틀랜드 신문 '더 헤럴드'와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캐스팅과 해리포터 팬들로부터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었다.
당시 렁은 과거 인종차별 공격을 당한 것을 부인한테 대해 "최선의 대처 방법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좋은 배우가 되려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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