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챔피언' 네타냐후 재집권할까…이스라엘 2년새 4번째 총선

입력 2021-03-21 06:30  

'백신 챔피언' 네타냐후 재집권할까…이스라엘 2년새 4번째 총선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스라엘이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총선을 치른다.
과반의석 확보 정당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연정 구성 실패, 연정 내 갈등 등으로 2년여 동안 이어져 온 정치 불안정이 이번 선거를 통해 해소될지 주목된다.
백신 접종 속도전의 성과에도, 부패 이미지 등으로 비난받는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재집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이스라엘 2년새 4번째 총선
이스라엘 이번 총선은 지난 2019년 4월과 9월 그리고 지난해 3월에 이어 2년 새 치러지는 4번째 총선이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정당 간 이견으로 연립정부 구성이 불발했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에는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다.
그러나 성향이 다른 두 연정 파트너는 사사건건 갈등했다.
결국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양당의 갈등 속에 연정은 출범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파국을 맞았다.



◇ 최장수 총리 네타냐후의 '백신 마법' 통할까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우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의 재임 여부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10년 넘게 집권해왔다.
지난해 3월 총선을 통해 5선에 성공한 우파 지도자 네타냐후의 재임 기간은, 연정 붕괴 후 과도내각 총리 재임 기간을 합쳐 자그마치 15년에 달한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조기에 백신을 대규모로 확보해 성공적으로 접종을 진행하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접종 개시 3개월 만에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55%가 넘는 515만여 명이 1차, 48%에 해당하는 449만여 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빠르게 진행된 접종 이후 이스라엘의 코로나19 감염 관련 지표는 안정세를 보였고, 4차례의 봉쇄 완화를 통해 시민들은 팬데믹(대유행)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악재도 산재해 집권 연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등으로부터 수년간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고, 현지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19 봉쇄 속에서도 그동안 줄곧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총선이 끝나면 재판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네타냐후는 아랍권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외교적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적대국인 이란의 적 사우디아라비아와도 밀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총선 직전에 시도한 역사적인 UAE 방문은 평소 불편한 관계였던 요르단의 영공 봉쇄로 전격 취소됐고, 두 번째 방문 시도 역시 총선에 이용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UAE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는 아랍계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그의 UAE 방문 시도는, 대아랍권 외교의 한계만 노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네타냐후 재집권이냐 다섯 번째 총선이냐
크네세트(의회) 의원 120명을 뽑는 이스라엘의 총선은 유권자들이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하는 정당 명부에 투표하고,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을 배분한다.
대통령은 총선 후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총리 후보가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가 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년 새 치러진 3차례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단독으로 과반 의석(61석)을 확보하는 정당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채널12 방송이 지난 19일 총선 전 마지막으로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우파정당 리쿠드당은 3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TV 앵커 출신의 야이르 라피드가 주도하는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미래가 있다)가 18석으로 2위, 뉴라이트 계열의 '야미나'(우익의)와 리쿠드당에서 탈당한 기데온 사르가 주도하는 '뉴 호프'(New Hope)가 각각 9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 밖에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 리스트'와 초정통파 유대교 계열 정당인 '샤스'는 각각 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채널 13 방송 조사에서는 리쿠드당 30석, 예시 아티드 18석, 야미나와 뉴호프가 각각 10석, 조인트 리스트와 샤스가 각각 8석을 얻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어쨌든 두 조사에서 모두 리쿠드당 동맹 세력을 표방한 정당들의 예상 의석을 합산하면 51석,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 주도의 연정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야미나까지 합하면 60석까지도 가능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 하레츠는 막판 네타냐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지만, 예루살렘 포스트 등은 '정치적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야미나가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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