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화교들 반중 정서에 "우리도 미얀마인, 미워하지 마세요"

입력 2021-03-19 11:53   수정 2021-03-19 17:36

미얀마 화교들 반중 정서에 "우리도 미얀마인, 미워하지 마세요"
군경 총 맞은 사망자 가운데 중국계 포함…"버마 정신으로 가득 차"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반중 정서가 갈수록 고조되자 화교들이 자신들도 같은 미얀마인이라며 증오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19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양곤에서 중국계 공장 수십 곳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공격으로 불에 탄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 대처 때문에 반중 감정이 더 악화했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상황을 '내정'이라며 뒤로 물러나 있다가 중국계 공장에 손실이 발생하자 군부에 "폭력을 중단할 보다 효과적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와 중국이 짜고 친 사건'이라며 자작설을 제기하며 "중국은 미얀마에서 나가라"고 촉구했다.
미얀마의 화교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지고, 자칫 집단 폭력 사건으로 번질 우려마저 나오자 "우리도 반군부 투쟁을 함께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냈다.





특히 군경의 총에 맞아 숨진 200여명의 시민 가운데 중국계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18세 의대생 칸 네이 하잉의 어머니는 지난 16일 장례식에서 "미얀마의 화교를 미워하지 말라"며 "우리는 여기서 태어났다"고 호소했다.
칸 네이 하잉은 지난 14일 양곤 시내 탐웨지역에서 반 쿠데타 시위에 참여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장례식에는 많은 의대생이 흰 가운 차림으로 참석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함께 했다.
그의 어머니는 "미얀마에서 태어난 화교들은 중국 본토에서 태어난 중국인들과 같지 않다"며 "우리는 버마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군부의 권력 욕심에 나는 아들을 잃었다"고 울부짖었다.
이어 "세상이 끝날 때까지 군부에 대한 원한을 품고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 네이 하잉의 할아버지는 중국어로 "중국 정부여, 우리는 해외에 사는 중국인들이다. 제발 우리를 생각해서라도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미얀마 시민과 동포들을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가 무덤에서 시신까지 도굴했던 '태권소녀' 치알 신(19) 역시 화교라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에인절'(Angel)로도 알려진 치알 신은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만달레이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달 3일 경찰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장례식 다음 날인 5일 미얀마 당국은 군경의 호위 하에 치알 신 묘에서 관을 들어 올린 뒤 시신을 꺼내 벤치에 놓고 검시하고 나서 다시 매장했다.
14일 다곤에서 시위하다 사살된 쿄 윈 코(28)도 화교다. 친구는 이라와디와 인터뷰에서 "그는 항상 남을 도우려 했고, 용감했다"고 말했다.
만달레이의 버마-중국 청년협회 관계자는 "우리는 SNS에서 중국인에 대해 반대하는 엄청나게 많은 게시물을 보고 있다"며 "미얀마 시민들이 중국계, 화교도 이 나라의 일부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이 모든 중국 시민과 중국계 미얀마인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얀마의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