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설 명절은 '노루즈'…'떡국' 대신 야채밥과 생선요리

입력 2021-03-22 06:30   수정 2021-03-22 13:55

이란 설 명절은 '노루즈'…'떡국' 대신 야채밥과 생선요리
춘분부터 2주간 긴 연휴에 아이들 설빔 입히고 값비싼 살림살이 장만도
코로나 종식 및 미국 제재 해제 기원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의 새해는 봄과 함께 시작한다.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은 고대 페르시아인들의 전통 역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절기상으로 매년 춘분이 이란에서는 새해 첫날이다. 올해는 21일(현지시간)이 이란력으로 1400년 1월 1일이 된다.
이란에서는 이날을 '노루즈'라고 부른다. 노루즈는 페르시아어로 '새로운'을 뜻하는 '노'와 '날'을 뜻하는 '루즈'라는 두 단어를 합친 말이다.
노루즈를 새해의 시작으로 여기는 이란에서는 서양력과 이란력이 공존한다.
이란의 식당이나 상점에서 발급하는 카드 결제 영수증에 찍히는 날짜는 물론 신선 식품의 유통기한도 이란력으로 표시된다. 이란인들은 세계 대부분에서 통용하는 서양력도 이해한다.
이날부터 2주간의 긴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노루즈는 이란 최대 명절이다.
아이들에게는 새 옷을 입히고, 가구·전자제품 같은 값비싼 살림살이도 노루즈 시기에 장만한다.
이란에서 중요한 재산인 자동차 세차도 하며 차 보닛 위에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의미의 보리 새싹 얹어 두기도 한다.
연휴가 긴 덕분에 이란인들은 가족과 친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종교적 성지와 관광 명소, 유원지를 방문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이란인은 가족과 함께 보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국의 새해 전통 음식이 떡국이라면 이란에서는 야채로 지은 밥인 '사브지 폴로'와 생선 요리를 먹는다.
'사브지 폴로'는 파슬리, 시금치, 고수, 부추 등 채소를 넣고 만든 밥이다.
생선은 주로 연어, 송어, 농어를 소금으로 간해 튀기거나 구워 먹는다.
남부 걸프 해역에서 어업이 활발한 이란에서는 대형 마트나 전통시장에서 생선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노루즈가 되면 이란 가정에서는 '하프트 신'이라는 장식을 한다.
'하프트 신'이란 우리말로 '시옷' 발음으로 시작하는 물건 7개를 상에 올려놓고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고대 페르시아부터 이어진 풍습이다.
한국에서 설에 차례상을 차리는 것과 비슷한데 '하프트 신'은 차례상처럼 조상을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집집이 차이는 있지만, 주로 '사브지'(야채·생명력 상징), '세케'(동전·부를 상징), '시브'(사과·아름다움 상징), '시르'(마늘·건강 의미), '세르케'(식초), '센제드'(이란 과일), '소목'(양념) 등을 준비한다.

새해를 맞은 이란인들은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미국의 경제 제재가 풀려 경기가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테헤란에서 전자제품 판매업을 하는 페이만 파다비(48)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세계에 영향을 미쳤지만, 경제 제재까지 받는 이란은 특히 어렵다"며 "새해에는 코로나가 종식되고 경제도 살아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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