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가족 수치심 느끼도록" 미얀마 '사회적 처벌 운동' 확산

입력 2021-03-22 11:54   수정 2021-03-22 12:08

"군부 가족 수치심 느끼도록" 미얀마 '사회적 처벌 운동' 확산
군부 가족 비즈니스 보이콧, 자녀들 유학 대학·직장 압박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온-오프라인 시민불복종 운동에 이어 군부 가족을 겨냥한 '사회적 처벌' 운동을 확산하고 있다.



22일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후 지난주까지 247명의 시민이 군경의 총격 또는 폭력에 숨지고, 2천345명이 체포됐다.
군경은 반(反) 쿠데타 시위대에 고무탄, 새총, 최루탄에 이어 실탄까지 수시로 쏘고 있지만, 시민들은 거의 맨몸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냄비·북으로 소음 내기, 도로와 벽에 대형 글씨 쓰기, 군경의 이동을 막기 위해 도로 복판에 차 세우기, 팻말을 활용한 '무인 시위', 물속에서 하는 '수중 시위'에 이르기까지 저항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시민들은 군부 가족이 하는 비즈니스를 보이콧하고, 장군 자녀·친인척들이 수치심을 느끼도록 하는 '사회적 처벌'(Social Punishment) 운동에 나섰다.



미얀마 군사정권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아들 아웅 삐 손(36)과 딸 킨 띠리 뗏 몬(39)이 최우선 '사회적 처벌' 대상으로 꼽힌다.
아들은 양곤의 인민공원 안에 고급 레스토랑과 갤러리, 의약품과 의료기기 중개회사, 해변가 대형 리조트, 건설회사, 무역회사 등을 운영하고 딸은 유명 미디어 제작사(Seventh Sense)를 소유하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 리스트를 작성해 보이콧에 나섰고, 연예인들도 해당 제작사와는 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시민들은 이들을 포함해 주요 장성의 가족과 친인척의 얼굴 사진, 거주지, 직장, 학교, 사업장을 알아내 SNS에 올리고 "부끄러움을 알라"고 압박했다.
미얀마는 군부가 오랜 기간 통치했기에 장군들이 막대한 부를 거머쥐고 있고, 자녀들이 해외에서 유학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은 초 쏴 우 장군의 딸이 일본 토요대학교에 다니는 사실을 알아내고 해당 대학교에 장학금 취소를, 일본 정부에 비자 취소를 촉구했다.
초 쏴 우 장군은 만달레이에서 이달 3일 경찰 총에 맞아 숨진 '태권 소녀' 치알 신(19)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시민들은 지목했다.
치알 신은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 현장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호주 퀸즐랜드주 소도시 매카이의 병원 앞에서는 미얀마 시민 수수 산(33)의 1인 시위가 벌어졌다.
그는 병원 주차장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다른 손으로 "아웅산 수치 고문을 석방하라"는 팻말을 들었다.
매카이 병원에는 미얀마 군부와 손잡은 전직 법무장관 티다 우의 아들이 의사로 일하고 있다.
수수 산은 "그들은 자신이 불가침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군부의 자녀(junta children)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며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부모 때문에 자녀를 괴롭히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도 있지만, 총칼을 든 군부와 맞서기 위해서는 '사회적 처벌'로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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