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CO₂흡수해 식물 생장량 늘면 토양 저장 탄소량은 줄어

입력 2021-03-25 16:42  

대기 중 CO₂흡수해 식물 생장량 늘면 토양 저장 탄소량은 줄어
상쇄효과 반영 안 돼 토양 저장력 과대평가…모델 수정 불가피
초지가 숲 보다 토양 저장력 높아 초지 훼손 나무심기는 "실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가 늘면 식물의 생장을 촉진해 '생물량'(biomass)을 증가시키지만, 토양에 저장되는 탄소량은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CO₂증가가 식물과 토양의 탄소 저장량을 나란히 늘릴 것이라는 널리 인정돼 온 가설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현재의 토양 모델은 이런 상쇄 효과를 반영하지 않아 토양의 탄소 저장 잠재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등에 따르면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LNL)의 기후과학자 세사르 테레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토양저장 탄소량과 식물 생장, 대기 중 CO₂ 농도 등을 다룬 108편의 기존 논문 자료를 분석해 얻은 결과를 네이처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식물의 생물량이 늘 때 토양의 탄소 저장량은 대개 감소했다"면서 이는 식물이 CO₂ 흡수로 촉진된 생장을 따라가는데 필요한 양분을 뿌리를 통해 땅에서 찾는 과정에서 미생물의 활동을 늘려 땅에 저장된 탄소를 방출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기 중의 높은 CO₂ 농도에도 식물의 생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만 토양에 저장되는 탄소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토양은 식물과 함께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CO₂의 약 30%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식물은 죽은 뒤 생물량 내에 저장됐던 탄소 중 일부가 대기로 다시 돌아가지만, 토양에 저장된 탄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간 지속해 유지돼 토양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스탠퍼드대학 지구, 에너지 및 환경과학과의 롭 잭슨 교수는 "토양은 모든 식물의 생물량에 함유된 것보다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면서 "대기 변화에 따른 숲과 초지의 운명을 예측할 때 더 많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초지가 앞으로 수십 년간 예기치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대기 중 CO₂ 양이 산업화 이전 대비 두 배가 되는 시나리오에서 숲의 토양이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은 늘어나지 않고 그대로인 반면 초지의 흡수량은 8%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CO₂ 증가에 따른 식물의 생장촉진으로 생물량은 숲과 초지가 각각 23%와 9%씩 늘지만, 숲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만 토양에 저장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테레르 박사는 "생물 다양성의 관점에서 자연 초지에 나무를 심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무가 적은 초지 생태계도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