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개월 여성도 참변…"다가구주택 합선 가능성 점검하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동부의 다가구주택에 25일 새벽(현지시간) 불이 나 잠자던 두 가족, 10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0분께 동부 자카르타 마트라만의 다가구 주택에서 불이나 두 가족 소속 10명이 숨졌다.
사망한 한 가족은 40대 부부와 20세, 15세, 9세 등의 자녀들이다.
다른 한 가족은 30세 남편과 28세 아내, 이들 부부의 돌 지난 아이, 장모, 처제까지 포함됐다.
특히, 28세의 아내는 둘째 아이를 가져 임신 3개월 상태로 변을 당했다.
이들은 잠을 자던 중 불이 나자 제때 빠져나오지 못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신고 접수 후 14대의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불이 난 주택이 1.5m 폭의 좁은 도로 안쪽 끝에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불이 난 건물 거주민 가운데 5명은 밖으로 나와 목숨을 구했다.
생존자는 "새벽 기도를 하는데 문밖에서 엄청나게 큰 불길이 보였다"며 "곧바로 아들을 깨워 밖으로 나오면서 '불이야'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경찰은 건물 앞에서 세워진 오토바이 근처에서 전기 합선으로 불이 난 삽시간에 퍼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는 최근 몇 년간 자카르타에서 발생한 화재 가운데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와 동부 자카르타 시장은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인구 밀집 지역, 다가구주택에서는 전기 합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점검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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