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짝 던지듯…3살·5살 자매, 4m 미 국경 벽 아래로 '털썩'(종합)

입력 2021-04-01 12:06   수정 2021-04-01 16:54

짐짝 던지듯…3살·5살 자매, 4m 미 국경 벽 아래로 '털썩'(종합)
밀입국 브로커가 에콰도르 어린 자매 떨어트리는 영상 공개돼
6개월 갓난아이까지 국경 강에 내던져…미 당국이 구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불법 이민자들이 급증한 가운데 밀입국 브로커들이 3살, 5살 여자아이를 4m 높이의 국경 장벽 아래로 떨어트리는 장면이 공개됐다.
미국 국경 순찰대는 31일(현지시간) 밀입국 알선업자 2명이 에콰도르 국적의 어린 자매 2명을 국경 장벽 아래로 떨군 뒤 도망가는 장면을 담은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했다고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 장면은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과 멕시코를 가르는 국경 지역에서 순찰대의 감시카메라에 포착됐다.
멕시코 영토에서 국경 장벽에 접근한 밀입국 브로커들은 14피트(4.26m) 높이의 장벽에 걸터앉아 아이를 짐짝처럼 하나씩 떨어트렸다.
미국 영토 쪽으로 떨어진 첫 번째 아이는 땅에 닿자마자 충격으로 앞으로 고꾸라졌고, 20초 후에야 겨우 일어섰다.



이어 브로커는 두 번째 아이를 떨궜고, 이 아이는 엉덩방아를 찧은 뒤 10초 뒤에 벽을 손을 짚고 일어섰다.
아이 2명을 떨어트린 브로커 일당은 아이들 소지품을 벽 너머로 휙 집어 던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다.
국경순찰대 엘패소 지구대장 글로리아 차베즈는 "밀입국 브로커들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을 잔인하게 떨어트린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순찰대원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이들은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자비한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법의 책임을 묻기 위해 멕시코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밀입국 브로커가 생후 6개월 된 갓난아기를 국경 인근 리오그란데강에 던져 버리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국경 도시 로마 인근의 리오그란데강에서 버려진 아이를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브로커 조직은 지난 16일 불법 이민자들을 뗏목에 태워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는 방법으로 어른 68명과 아이 151명을 밀입국시키려 했다.



아이 엄마는 미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브로커 조직에 3천500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브로커 일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이의 엄마를 폭행해 다리를 부러뜨렸고 뗏목에 함께 있던 아이는 강으로 던져버렸다.
다행히 아이는 텍사스주 경찰에 의해 구조됐고, 아이 엄마는 국경순찰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구조된 아이와 재회했다.
미국 국경순찰대는 최근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려는 중미 출신 밀입국자가 급증하면서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에는 멕시코 국적의 9살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작년 10월 이후 최근 6개월 동안 모두 82명의 밀입국자가 국경을 넘다가 사망했다.
폭스뉴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성년자들이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미국 보건복지부와 세관국경보호국(CBP) 국경 시설에 수용 중인 미성년자는 1만6천여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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