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우디서 패트리엇·사드 감축 검토…트럼프와 정반대"

입력 2021-04-02 09:50   수정 2021-04-02 12:57

"미, 사우디서 패트리엇·사드 감축 검토…트럼프와 정반대"
항공모함·미군 규모 축소도 검토…바이든, 사우디와 관계 재설정
친이란 예멘 반군 공습 고조 속 안보 위험 안아야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동의 맹방 사우디아라비아와 인근 걸프 국가에서 군전력을 일부 감축하는 일을 착수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사우디에 설치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최소 3개 포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미 항공모함 전단의 상시 주둔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지역에 현재 주둔하는 5만 규모의 미군을 줄이는 안과 일부 정찰 자산의 감축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미 관리들은 말했다.
이란에 매우 적대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란, 예멘의 친이란 반군(후티)의 미사일, 공격용 드론의 공격을 막는다는 이유로 사우디 등 걸프 지역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같은 대공 군사력을 대폭 강화했다.
걸프 해역에서 상시 운용되는 미 항공모함 전단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억지력을 상징한다는 만큼 이를 변경하겠다는 검토안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WSJ는 현재 걸프 해역에 있는 항공모함 니미츠호를 대체할 아이젠하워호는 통상적인 주둔 기간을 채우지 못해 이 해역에서 '항모 공백'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걸프 지역에서 뺀 정찰용 드론과 대공 미사일 시스템은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미국이 경쟁국으로 간주하는 나라에 맞춰 재배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정부의 이같은 대(對)중동 군사 정책은 1월 취임 뒤 이뤄졌던 일을 고려하면 예고된 변화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와 '밀착'했던 사우디와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카슈끄지 암살을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승인했다고 판단한 내용의 기밀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이런 '관계 재설정'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디 왕가의 '아킬레스건'인 이 사건의 책임자로 권력의 핵심인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바이든 정부는 이를 무릅쓰고 트럼프 전 정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차별화를 택했다.
또 1월 말엔 예멘 민간인을 살상한다는 비판을 받은 고정밀 유도 무기를 사우디에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이 군전력을 사우디 등에서 일부 감축하는 정책에 이란과 예멘 반군과 같은 중동의 친이란 무장세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정부는 6년째 접어든 예멘 내전을 해결하고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기 위해 강경 일변도였던 트럼프 전 정부의 중동 정책을 벗어나려는 행보를 보였다.
앞서 미 정부가 예멘 반군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휴전을 위한 평화협상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 속에서 이뤄졌다.
미국이 강경하게 나올수록 이란 내부에서 온건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지는 만큼 미국의 군전력 감축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다만 현재로선 예멘의 친이란 반군의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고조해 사우디의 대공 방어력이 여느 때보다 필요한 때여서 바이든 정부로선 군전력을 감축하는 데 위험을 안아야 한다.
예멘 반군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올해 들어 약 80차례 사우디를 공격했다.
한 미국 관리는 "예멘 내전이 시작한 이후 반군의 사우디 공격이 최근처럼 심했던 적이 없다"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WSJ는 미 국방부가 몇 주 전 '타이거 팀'이라는 임시 조직을 구성했다면서 국방·군사 전문가가 참여한 이 팀은 사우디가 기간 설과 석유 설비를 방어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팀은 사우디와 어떤 군사 장비와 훈련을 공유해야 하고, 사우디의 영토를 방어하는 미국의 부담을 어떻게 사우디에 더 이전해야 하는지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관리들은 이 신문에 "군전력을 감축하는 대신 미사일 요격과 같은 특정 방어용 무기 판매, 정보 공유, 사우디군 훈련 확대, 군사 교류 등과 같은 보충안이 논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주국방력을 강화하는 사우디의 노력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지난 몇 년간 미군이 사우디와 밀접하게 협력해 자주국방 체계를 개선했고 사우디도 로켓, 드론 공격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저지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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